라오라오가 좋아
구경미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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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 연애하고 사랑해서 결혼한다...?!

정말 사랑해서 그렇게 하는 사람이 사실은 얼마나 될까.

각자 자기가 처한 환경. 외모, 성격, 학력, 부,집안 등등을 고려해서 자신의 레벨과 비슷한 이성을 만나 서로의 눈치를 보며 결코 밑지지 않을 연애를 시작으로 밀고당기는 협상 속에 그다지 손해보지 않겠다는 믿음이 생기면 결혼으로 사회적 커플이 되곤 한다.

그러다가 생활이 힘들다보면 사랑이라 믿었던 애정을 의심하게 되면서 자신의 선택을 억울해하게 된다. 하지만 되돌릴 방법이 없기에 유야무야 주어진 자신의 책임을 묵묵히 맡아나가다보면 어느덧 사랑이란 감정이 해진 자리에 정과 믿음이란 새로운 가치가 내려앉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을 온전히 이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이 아닌것, 생활에 지치게 된것, 그 책임이 자신이 아니라 상대, 또는 사회에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이 가는 누군가를 만나면 다시금 흔들리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가정과 직장을 포기할 배짱도 없고 새로운 사람에게로 가 새롭게 시작할 뚝심도 없기에 어중간하게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밀쳐지는 한쪽에 의해 기우뚱하게 된다. 

못나고 약하다 하고 싶지만 사실 우리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이책 "라오라오가 좋아"의 주인공 커플 역시 그렇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밀려나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주인공, 나약한듯하나 손해보지 않으려는  라오스여인. 그 둘의 연애도피행각은 개연성이 충분히 보이지만 그만큼 사실적이기에 조금도 정열적이지 않다. 처남댁과의 불륜도피가 이토록 지리할수가...그럼에도 술술 읽혀지는 힘은 작가의 필력이겠다. 너무나 사실적이라 오히려 슬픈 인간군상들의 에피소드는 쓴 웃음이 절로 나게 한다. 단 이책의 또다른 화자인 처제가 왜 그리 형부와 새언니에게 너그러울수 있는지 , 또한 술마시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오빠가 단지 외롭지 않을수 있다는 이유로 아메이에게 무섭게 집착하는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폭염속에 마시는 더운 술 라오라오...

권태롭고 지지리한 삶속에 지쳐  스스로를 태워버릴 무언가를 찾는 , 그러나 그럴만한 용기도 지혜도 없는 보통사람들의 씁쓸한 자작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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