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상상에 빠지다 - 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상상 교육 바이블
EBS 다큐프라임 <상상에 빠지다> 제작팀 엮음 / 21세기북스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그려보곤 한다. 하지만 막상 아이와 부대끼는 현실을 마주하면, 평범한 잣대로 아이를 재고, 1등의 가치를 아이에게 심어주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래에는 분명 남과 다른 아이가 성공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서문

 

우리나라에서 학생을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왔고, 또한 그렇다고 아직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나 자신이 부모라는 이름을 달고보니 학생으로 살아가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부모로 살아가는 일인 듯 하다. 그저 낳아놓고 먹이고 재우는 것으로 부모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모르겠지만, 요즘처럼 무한 경쟁시대에서 자기몫을 하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까지를 부모의 역할로 본다고 한다면 이건 금전적 여유는 차치하고라도 부모된 자로써의 역할이라는 것이 도무지 너무나 어려워서 때려치우고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이들은 날이 갈수록 영악해지고, 세상은 점점 더 험해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세상은 경쟁을 강요하고 경쟁에서 낙오된 자는 ’루저’라는 이름으로 다시 일어서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믿고 지원해주는 든든한 부모역할을 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그런 아이에게 미래는 분명 지금과는 또 다를 것이며, 그런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는 단순히 국영수에서 100점을 맞는 아이가 아니라 남보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상상을 하는 아이라고, 그러니 나는 너를 무조건 믿는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것이 또 요즘의 부모이다. 내 아이를 긍정적인 상상의 세계로 인도해줄 것이라는 믿음보다는 아이가 하는 상상을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나’가 되기 위해 이 책을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상상이라는 것이 단순한 공상, 망상 혹은 헛된 희망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눈부신 ’미래’의 모습이 모두 누군가가 인간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상상한 노력의 댓가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다. 1983년 우주과학박람회 주제가였다는 가수 민해경의 ’서기 2000년’이라는 노래가 있다. 나는 그 노래가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서기 2000년이 오면 우주로 향하는 시대, 우리는 로켓트 타고 멀리 저 별 사이로 날으리. 그 때는 전쟁도 없고 끝없이 즐거운 세상~ 그 날이 오면은 우리는 행복해요. 다가오는 서기 2000년은 모든 꿈이 이뤄지는 해~♬"

17년 후의 미래를 상상하는 일이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1999년에는 지구의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2000년이란 정말 꿈에나 생각하던 먼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덧 2011년이다. 그 때 생각하는 미래는 서로 얼굴을 보면서 전화를 할 수 있다, 우주 정거장이 생길 것이다라는 말들을 하며 왠지 허황되다는 듯 크게 웃곤 했다. 하지만 화상전화는 지금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목욕하고 있거나 자다 일어나면 창피해서 어떻게 전화를 받겠느냐며 화상전화는 발명되어도 쓰기 싫다고 이야기 하던 일도 기억이 난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실용적이지 못한 일들,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일들도 누군가에게는 몰두의 대상이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상상력으로 미래를 바꾸는 일은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생각을 하는 이의 몫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대기업일수록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 하는 것이다.



 

’사이다 실험’은 이러한 ’뇌’의 착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실험이다. 천연 사이다에 보라색 색소를 탐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눈을 가렸을 때와 직접 보면서 마실 때, 각기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눈을 가린 채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모두 ’사이다’라고 정확하게 대답하는 데 반해, 보라색 음료를 보면서 마신 사람들은 모두 ’포도맛 탄산음료’라고 말한다. 실제로 사이다에 무향의 색소만 넣었을 뿐인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도향이 난다.’ ’포도맛이 난다.’고 대답한다. 이처럼 ’상상’은 뇌를 변화시키고, 뇌는 몸을 변화시킨다. 나아가 ’암’을 치료하고, 인산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 p.138

 

뇌의 착각에 대해서 우리는 흔한 예를 참 많이도 알고 있다. 고통을 느끼는 환자에게 진통제라고 말하고 비타민을 주어도 고통이 진정되었다는 것. 혹은 병상에 누워서 나을 것을 끊임없이 상상하고 마인드 컨트롤를 하면 암세포도 줄어들고, 병도 낫는다는 이야기. 이런 현상들을 우리는 플라시보 효과라고 부른다. 플라시보라는 것은 ’만족시키는’ 또는 ’즐겁게 한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약효가 전혀 없는 약을 진짜 약으로 가장해서 환자에게 복용시키면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것과 같은 예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들은 실제로 좋아질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우리 몸에서 천연 진통제인 엔돌핀이 분비되고,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실제적으로 신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부모가 상상력이 풍부하면, 아이의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진다. 아이가 엄마나 아빠에게 놀아달라고 말할 때, 흔쾌히 아이 손을 잡고 놀이를 시작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마지못해 건성으로 아이 장단에 맞춰주다가 뒤로 물러설 타이밍을 찾는 부모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부모는 아이와 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 했던 딱지치기, 구슬치기, 고무줄놀이를 기억해서 가르쳐줄 수도 있고,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와 노는 방법을 찾아낸다.

 

아이가 애써 그려온 과학상상화를 들여다보고, "이게 무슨 우주선이야? 우주 색깔이 왜 이렇게 칙칙해?"라고 타박한다면, 아이는 두 번 다시 상상화를 그리려 들지 않을 것이다.

 

"엄마는 꿈이 뭐야?"라고 묻는 아이에게, "엄마는 어른이라서 꿈 없어. 너는 커서 돈 많이 버는 의사가 돼야 해. 알겠지?"라고 말한다면, 아이가 결코 자신의 꿈을 생생하게 간직하며 살아갈 수 없다.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생생하게 꿈꾸지 못하므로, 꿈을 이루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 p261~262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로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서 공부나 해!"라고 한다. 왠지 뜨끔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아이의 물음에 건성으로 대답하고, 놀아달라고 하면 또 건성으로 장단을 맞추다 살짝 발을 빼려고 타이밍을 찾는 부모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찾아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와 인형이나 장난감을 들고 이야기 만들어내기를 하면서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둥,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느냐는 둥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면 아이는 상상력의 날개를 꺾이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어차피 1+1=2,라는 수학공식을 푸는게 아니라면 이야기 만들어내기는 논리나 세상 이치와는 동떨어져도 상관이 없는데도 말이다. 고정관념을 탈피해라, 왜 그렇게 상상력이 부족하냐고 타박하는 부모가 아이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준 주범일 수도 있는데, 부모들을 그것을 간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하지 않기를 바란다. 부모다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아이 인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하지만 자라는 동안 실패와 어려움을 겪지 않은 아이는 결국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을 버리지 못한다. 아이가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기 바란다면,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 계획표 세우기, 입을 곳 결정하기, 간식 고르기, 친구들과의 갈등 해결하기 등 아이가 생활에서 직면하는 각종 선택과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창의성의 열쇠이다. -p 273

 

딜레마다. 어디까지 손을 대어야 하고, 어디서 손을 떼어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적당한 도움이고 어디부터가 쓸데없는 개입인지. 간혹 그 경계를 몰라 발을 동동 구를 때가 있다. 핵가족화 되어가면서 집안에 외동아이가 많아지면서 부모들의 극성도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안에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인생이고, 결정의 열쇠를 본인에게 쥐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끔 열쇠만 쥐어주고, 따주는 일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조언은 조언일 뿐, 결정은 아이에게 맡기라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문장을 가슴에 새기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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