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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꽃이 피네 (소책자)
법정스님 지음 / 동쪽나라(=한민사)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상당히 쉽고 얇아 보였다. 그래서 몇 일이면 다 읽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책이 얇다고 해서 빨리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몸소 그 철학을 실천하시는 스님의 생활모습이 상당히 인상깊었던 책으로 기억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스님의 철학은 한마디로 자기 스스로 (겨우 겨우)살 수 있을만큼만 가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았다. 최소한의 소유, 스님께서는 소유하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될 수 있으면 자꾸 미뤄보라고, 그러면 그럴수록 훗날 얻었을때 더 소중히 느껴진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책 속에서 스님이 자주 언급하신, 서양에서 검소하게 살다 가신 프란시스코 성인은 나의 세례명이었기에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스님의 글에는 생각이 탁 트여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고여있는 물은 썩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을 강조하시는 스님의 글, 그리고 천주교의 신부님과 자주 만나셔서 대화를 나누신다는 글에서 스님의 개방적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중에서도 내가 수첩에 적어두고 자주 보는 글이 있다.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이 글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대장부는 하늘을 찌르는 기상이 있기에 부처와 여래가 가는 길을 따라 가지 않겠다.' 현대사회에 이 글이 단지 대장부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가슴속에 뭔가 하고자하는 이상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상관없이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단지 앞서 살다 간 모범적인(?) 사람을 무작정 쫒을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그 무엇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강조되고 있는 개성의 참모습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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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책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이었다. 일본문화를 잘 알 수 있을것이라는 소개와 더불어. 그렇게 그냥 흘러 듣고 넘어갔지만, 언제가 도서관에 있는 이 책의 표지를 본 순간 한 번쯤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일본어를 전공한 것도, 그렇다고 일본을 가 본 것도 아니다.(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일본에 대해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낱낱히 일본을 캐 낸 것(?)이 참으로 놀랍다. 저자는 일본인의 양면성에 대하여 특히 주목하고 있으며, 또한 전반적으로 이것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부터가 그 양면성을 잘 시사하고 있다. 강인하고 잔혹한 칼을 숭배하는 동시에, 온유한 그리고 풍류적인 국화를 숭배하는 양면적인 일본. 이 책에는 일본인의 양면적 행동의 배경,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일본인만의 고유한 성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여러가지 상황을 조목조목 설명해 놓은 저자의 서술은 독자의 이해력을 한층 더 높여준다. 가령 제2차세계대전 말, 서구열강의 입장에서 볼 때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듯한 일본인이 어떻게 천황의 라디오 방송 한 마디에 무조건 항복하였는지, 그리고 그 후 예전에 치열하게 싸웠던 미군을 극진히 대접하였는지, 저자는 잘 설명하고 있다. 내가 예전에 상당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몇가지 부분들을 저자는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일본의 깊숙한 문화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언급을 하고 있다. 천황의 특수성이라든가, 기리(義理)와 기무(義務) 등 다분히 일본적인 일본용어를 십여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자주 들어본 그리고 자주 쓰는 일본어(쓰미마센, 아리가또우...등)의 본래 뜻도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답게 앞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일본이 이렇게 큰 경제대국이 될 것임을 책 마지막 부분에 예상하여 기술하고 있다. 그녀가 1948년에 사망하였으니, 적어도 그 이전에 이미 일본이 커질 것임을 알아버린, 그리고 일본이 다시 군비를 증강할 지도 모른다고 추측한 그녀의 선견지명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의 단점이라면 글의 흐름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의 글이 조금은 현학적인 듯 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아니면 역자의 표현이 조금 미숙하다던가....읽다보면 상당히 긴 글도 나온다. 한 문장이 서너 줄씩 이어지는 문장을 읽자면, 중학교 때 영어 공부하듯이 읽다가 주어를 다시 찾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다. 이것이 내 생각만은 아닌 듯하다. 내 주위의 이 책을 읽은 사람들도 책의 내용은 이해하긴 이해하겠는데,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이 아닌 그 전 개정판을 읽었지만, 그 당시에도 내가 읽은 책은 개정판이라 적혀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또 다시 개정판인 이 책이 다시 나왔다.(내가 본 것으로만 두 번의 개정이 있었던 것이다) 출간된지 상당히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개정판이 나와 읽히는 것을 보면 상당히 잘 씌어진 책임에 분명하다. 다른 명작고전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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