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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ㅣ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의 '고등어'를 읽고 괜찮은 작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참에, '냉정과 열정 사이'와 비슷한 류의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의 사랑 이야기가 나왔다길래 많이 기대하고 읽은 책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감동적으로 읽은 기억도 이 책을 읽도록 부추킨 것 중에 하나다.
그런데, 단숨에 공지영의 여자의 시점을 읽었을 때 책을 덮고 느낀 건, "글쎄...? 이건 아닌데..."였다. 공지영의 문체는 맛깔스럽고 쉽게 읽혀졌지만 내용이 너무 진부했다. 최홍이라는 한국 여자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이해가 가지 않은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너무 맘에 안 들었다. 자기만의 사랑이라는 감정에 취해 멋대로 구는, 앞뒤 안 맞게 행동하는 여자가 한국 여자인 것이 싫었다. 그리고 기적같은 운명을 위시한 해피엔딩도 완전 억지로 느껴졌다. 7년 뒤에 "우연히" 만나 다시 새롭게 사랑을 시작한다? 그건 기적같은 운명이 아니라 말도 안되는 억지일 따름이다.
제목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실제 줄거리와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최홍은 "나우 리그렛"이라는 아이디를 쓴다며 뭔가 후회한다는 뜻을 비추지만, 그녀가 대체 뭘 후회하는 지에 대해선 설명이 없다. 그녀는 아직도 7년 전 자신이 한 행동이 하나도 잘못 된 행동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녀에게 있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그냥 자신의 사랑에 대한 기억 뿐이다. 사랑한 남자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