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서돌 직장인 멘토 시리즈
신시야 샤피로 지음, 공혜진 옮김 / 서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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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퇴근을 한 어느날, 3시간만에 독파했다. 어쩜 그렇게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던지...

어린 나이에 조직 생활을 시작하여 지금은 중간 관리자가 된 나는 (그동안 학교로 다시 돌아갔었으므로 지금은 어린 나이의 중간 관리자는 아니다) 그동안 회사라는 조직이 돌아가는, 여러가지 기가막힌 상황을 봐왔다. 몇 년전만해도 이 책을 읽었다면 잘 수긍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아니, 오히려 실제 상황은 이 책보다도 더 험하고 무섭다는 것도. 상사에게 아부하는 것을 가장 경멸했지만, 결국은 그것이 살아 남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라는 걸 이젠 안다. 그게 게임의 법칙인 것을. 게임의 법칙이 맘에 들지 않으면 게임을 그만 두는 수밖에 없다. 아니면 그냥 지던지.

결국, 성공하려면 부단히 주위를 살피고, 필요에 따라서는 잠시 자존심을 죽이고 (즉, 대의를 위해 수많은 소의는 포기하고), 입조심을 해야 한다. 회사는 회사, 개인 생활은 개인 생활이라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면서. 제일 바보같은 것 중의 하나가, 회사가 무슨 친목회인 줄 아는 것이다. 회사는 계약을 기반으로한 각자의 이익을 위해 모인 이익 집단이다.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그 댓가로 돈을 받는다. 거기까지인 것이다. 회사의 동료는 그냥 동료일 뿐, 친구가 될 수 없다. 각자의 이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기기 위해, 오늘도 나는 끊임없이 주위를, 업계를, 사회를 살피고, 조직의 상황을 분석해본다. 조직은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다. 끝까지 살아 남는 사람은 가장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가장 강한 사람도 아니다. 가장 변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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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읽어볼 만하지만 잘 받아들이기 바라는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26 13:56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 신시야 샤피로 지음, 공혜진 옮김/서돌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26일 읽은 책이다.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아 술술 읽혀 내려간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거나 해봤던 사람들은 이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을 보고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보면서 고개를 끄덕 거릴 수도 있겠다. 회사가 표방하는 가치 이면의 숨겨진 얼굴을 여지없이 드러내보여주는 듯 하는 고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만약 그런 고발들로만 이..
 
 
 
동경만경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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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제대로 된 연애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잔잔한 재미로 쳐도 제대로다. 거기에다 담담한 풍경묘사라는 덤까지...

요시다 슈이치는 남자이면서도 여자를 여자의 입장에서 잘 그려낸다. '7월24일거리'때도 그랬다. 남성작가의 주인공은 늘 남성이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여성이었다. 그래서 첨엔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 헷갈리기까지 했다. 주인공의 이름을 봐서 남성인지 여성인지 딱 구분이 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이름 중에는 성 구분이 뚜렷이 되는 이름도 있지만, 일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이름이 많은 것 같다).

동경만경은 남성이 주인공으로 시작하여 음, 이번엔 남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군 ?는데 여자주인공의 심리 묘사도 매우 뛰어나서 역시 요시다 슈이치다 싶었다. 나 자신이 미오와 비슷해서 (나: 여자) 미오라는 캐릭터에 많이 공감이 갔고, 료스케는 내가 한 때 정말로 사랑했던 남자와 비슷해서 이해가 쉬었다. 사랑도 용감한 자가 한다고,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그 전쟁터에 뛰어드는 사람이 사랑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결국은 사랑도 이 세상의 다른 모든 것처럼 언젠가는 끝이 나지만, 그래서 그럴 땐 많은 상처를 받지만, 그래도 사랑했다는 기억만으로도 그런 상처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일지라도---믿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일지라도--- 이건 사랑이구나 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또 다시 그 지독한, 뻔한 싸이클 (시작-행복-지지부진-파경)을 반복하게 된다.

미오와 료스케의 대화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정말 그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만약 내가 미오와 료스케가 그렇게도 꺼리는 그 경험 (사랑-시들시들-끝)을 해보지 않았다면 그다지 재미가 없는 작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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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그가 나를 떠났다 - 2005 페미나상 상 수상작
레지스 조프레 지음, 백선희 옮김 / 푸른숲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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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 그가 나를 떠났다'라는 제목은 제법 쓸쓸하게 세련된 이별을 떠올리게 한다. 원제는 'Asile de fous'로, '미친 사람들의 안식처' 정도 된다. 처음에는 제목과 강렬한 표지 디자인이 맘에 들어 책을 들었는데, 원제를 살펴보니 '미친 사람들의 안식처...정신병원?'이라...어째 좀 이상할 것 같았다. 그래도 샀다. 불문학을 전공한 불문학도로서, 페미나상 수상작으로서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어차피 에쿠니 가오리 식 담담함 또는 신경숙 식 가슴이 무너지는 이별 따위는 기대하지도 않았었다. 그러나 이건, 정말 너무 현실적이어서 엽기적이지 않은가. 화자가 쉴 새 없이 바뀌고 (chapter를 나누는 수고조차 기울이지 않아서, 처음엔 내가 잘못 이해했나 싶어서 그 문단의 앞 문단을 되읽기조차 했다), 시제도 물리적 시간 개념을 무시하고 막 넘나든다. 말 그대로 머리 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들을 (대부분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은 뒤죽박죽이기 마련이다. 특히나 예기치 못한 일을 겪고 난 직후라면 더욱.) 그냥 생각나는 대로 죄다 글로 풀어냈다. 그게, 그냥 머리 속에 있으면 그다지 이상하지 않은데 글로 옮겨서 눈으로 보니까 아주 이상하게 느껴진다. 너무 이상해서 불편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책을 다 읽고보니 원제인 '미친 사람들의 안식처 (또는 정신병원)'가 잘 맞는 제목이라고 생각되었다. 뭐 '스물 아홉, 그가 나를 떠났다'도 대충 말이 되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는 이 소설의 화자는 예기치 못한 이별을 당한 여주인공 (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이 4명이기 때문이다) 지젤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리고 잘못된 이미지를 풍기기 때문에 (이를 테면 산뜻한 일본 소설같은) 이 책의 제목으로는 그다지 적절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게다가 나야 불어를 아니까 원제를 알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 책은 '스물 아홉, 그가 나를 떠났다'라는 제목으로만 communication 되지 않는가.

어쨌거나 나름 새롭고 신선한 접근의, 어찌보면 다소 프랑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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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존 그리샴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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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존 그리샴표 소설이다. 존 그리샴의 작품은 거의 대부분 다 읽었는데, 그러다보니 그의 작품의 패턴이 좀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 흠이다.

브로커 역시 그의 작품 중 '팰리칸 브리프'와 '파트너'를 많이 떠올리게 했다. 내용의 유사성 (위험에 빠진 주인공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CIA나 FBI 등의 요원들을 따돌리고 어디론가 도망간다)과 분위기의 유사성에서다. 그런데 사실 브로커는 그 치밀함에 있어 완성도가 조금 떨어진다. 만약 또 이런 플랏의 작품이 나온다면, 그 때쯤이면 존 그리샴 식 스릴러를 다 꿰뚫어서 별 재미가 없어질 듯 싶다.

내가 보는 존 그리샴의 최고의 작품은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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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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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2년째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고양이'라는 단어만 봐도 눈이 번쩍 뜨이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선택이었다. 3부작의 첫 번째 책으로,"특별한 고양이 노튼"과의 만남을 그렸다.

나도 예전엔 그랬다. 애기 낳은 사람들이 자기 애기 얘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들 때 그들이 하는 말의 4/5 이상은 아예 듣지도 않았다. 왜 저렇게 자기 애기 얘기만 할까 하며 아예 그런 사람들과는 대화의 시간을 만들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새끼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기 시작했을 땐 얼마나 입이 간지럽게 되던지...고양이를 키우며 고양이를 향한 애정이 끊임없이 솟아나는 것을 느끼며 참 신기해했다. 지금도 고양이와 마주보고 가만히 서로를 쳐다보고 있노라면, 미친 소리라고 하겠지만 우리집 고양이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도 느낄 수 있다.

고양이를 싫어했다던 작가는 노튼을 본 그 순간,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며 신경쓰는 모습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작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식도 다 끝난 후, 작가는 욕실에서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다. 오열을 하다 문득 바라보니 조금 열린 문 사이로 고양이 노튼이 가만히 쳐다보더란다. 노튼은 조용히 욕실로 들어와 자기를 안고 눈물을 쏟아내도록 위로해준다. 말 한 마디 없이도, 요란스럽게 부산떨지 않고도 고양이는 이토록 큰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거다.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한없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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