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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론 투게더 Alone Together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2월
평점 :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았을 상상이 아닐까? 그런 능력을 얻는다면 대인관계라던지 살아감에 있어서, 남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신비한 능력이 과연 좋은 일만을 가져다줄까? 이 책, <얼론 투게더>의 주인공 야나세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이 능력, 아니 저주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남들에게는 결코 알릴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날 대학교 시절 가르침을 받았던 교수로부터 연락이 온다. 근무하던 병원에서 의료 사고를 저지르고 난처한 상황에 빠져있는 그는 야나세에게 자신이 죽인 여인의 딸, 다치바나 사쿠라를 지켜달라는 어처구니없는 부탁을 한다. 얼떨결에 부탁을 떠맡게 된 야나세는 14살의 소녀 사쿠라에게 접근해 그녀를 둘러싼 문제를 조금씩 파헤치기 시작한다.
어피니티 학원이라는, 소위 문제아로 통하는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는 대안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그는, 문제를 안고 있는 여러명의 학생들에게도 예기치않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 도와주곤 한다. 구원할 길 없어 보이는 어떠한 사람이라도 마음 속 깊이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문제를 껴안고 있고 그것때문에 괴로워한다. 야나세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사람들의 감추어 꽁꽁 싸매둔 비밀과 생각들이 시원하게 터져 나오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로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어 주었을까?
고민하다 지쳐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 찾아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포자기하고 훌훌 털어버리는 것도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 사회에서는 그렇게 해서는 결코 살아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안고 있는 고민에서 벗어나 멀어진다는 것은 자기자신에게서도 또한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당연한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한다.
350쪽 남짓의 그리 많지 않은 분량에 쉽게쉽게 읽히는 편한 소설이었지만, 이 책이 의미하는 바는 그다지 간단하지 않았던 것같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맘속 깊숙히 감추고 있는 비밀, 또 그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 결코 축복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평범한 일상이 곧 행복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혼다 다카요시라는 작가의 작품이 연속으로 출간되면서 이 작가에게 관심이 생겼었다. 여태껏 한번도 접해본 적 없는 작가였기 때문에 책을 보기 전부터 그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이번에 <얼론 투게더>라는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기분은 꽤 만족스럽다. 타 작품에 비하면 잔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는 생각보다 더욱 깊었던 것같다. 기회가 되는 대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꼭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