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작가인 빌 브라이슨은 미국에서 태어나
20년간 영국에서 타임스와 인디펜던트지에서 기자로 일했고
영국과 미국의 거의 모든 주요언론에 글을 기고했다..
영국에서 20년간 살다가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조지아 주에서 메인 주에 이르는 3520km의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를 결심한다.
쉽게 이해하자면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가 대략 1400km...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 절반을 또 가야 맞먹는 거리다..
1500m가 넘는 봉우리가 350개...가장 높은 봉우리는 2000m가 넘는다.
4~5개월의 기간을 예상해야 하고,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생명을 위협할지 모를 곰같은 짐승이 언제 습격할지도 모른다는...ㅠ.ㅠ
500만번의 걸음을 내 딛어야 완주한다는 애팔래치아 트레일...
40대의 중년 아저씨...특히나 도시 생활에 찌든 화이트 칼라다...
어디서 주워들은 곰에대한 공포에 덜덜 떨고...
또한 그와 동행한 친구 스티븐 카츠는 도넛에 환장하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책의 첫 페이지에 "당연히 카츠에게 바친다"라고 써있다...ㅋㅋㅋ)
당연히 이들은 종주에 실패한다...
난 이책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 이들이 종주에 성공하고 짜잔~~하고 나타나, 역시 난 해냈어...를 연발하였다면
브라이슨의 글속에 묻어나던 담담하고 까칠한 유머도, 그의 희극적인 모험담도
그냥 그런 범상한 여행기들 사이에서 그저 그렇게 취급되고 있을지 모른다.
번듯한 여행기처럼 여타의 미사여구로 여행을 찬미하지도 않는다.
힘들어 죽겠어...라는게 뻔히 느껴진달까...
하지만 자연의 위대함과 보존의 가치에대한 일침을 잊지 않는 고전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마지막 그의 말이 인상깊다...
우린 3520km를 다 걷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여기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게 있다.
우린 시도했다.
카츠의 말이 옳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개의치 않는다.
우린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다...
.
.
그는 총 1392km를 주파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 거리의 39.5%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용기와 도전과 경험과 모험을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