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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ㅣ 부크크오리지널 6
김설단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들어 스릴러, 추리소설을 많이 읽고 있다. 전에는 소설을 멀리했었는데 지금은 현실이 아닌 스토리에 푹 빠져서 읽고 있다. 픽션이지만 픽션같지 않은 현실같은 이야기! 정감있는 부산 사투리가 뇌리에 깊이 남는 소설! 김설단 작가의 장편소설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이다.
검사님, 무슨 일이십니꺼?
여러분의 도움이 좀 필요합니다.
어떤 도움을 말씀하시는지?
유림은 입술을 다물고 눈을 내리깔았다. 손깍지를 낀 유림의 양손이 배꼽 부근으로 내려오더니 위로 벌어지며 무언가를 떠받치는 듯한 모양으로 만들었다.
월요일 오전 무령경찰서에 사라진 현직 황유석검사를 찾아달라는 고유림검사가 찾아온다. 형사일팀 태수, 강모 그리고 비번인 한수와 남호까지 모두 고유림 검사를 돕기위해 서장실로 모였다.
태수는 다른 경관에게 손전등을 건네받아 속이 빈 동그란 불빛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비추었다. 경관의 말처럼 오른쪽 눈썹 위 이마가 움푹 꺼져 있었다. 태수는 쪼그리고 앉아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상처 주위의 피는 이미 굳어 있었고, 부릎뜬 둔 눈 아래 양쪽 콧구명에서도 검은 핏줄기가 흘러나와 자글자글한 뺨으로 이어졌다. 목 아래 단추가 뜯겨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도 손으로 쥐어뜯어 놓은 듯 쑥대강이였다.
이름은 윤귀자 진태마을 들어가는 길목에 파란 대문 붙은 집에 살고 있는 양산댁이었다.
황유석검사의 행방을 찾는 도중 살인사건이 났다는 정보를 받고, 도착한 곳은 일흔 나이의 양산댁 할머니는 시체가 크게 훼손된 곳이었다. 누가 무슨 이유로 양산댁 할머니를 잔인하게 죽인 것일까? 긴장감속에 사건의 미궁속으로 이야기는 계속 흐른다.
진 경장의 선배 손강모 경사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발견되었다. 약간 어리숙한 석구씨와 달리 똑똑했던 그의 형 진구, 강모, 창혁 이 셋은 어려서부터 친한 친구들 이었다. 이 세 친구의 우정은 오래가지 못 하고, 훗날 살인현장에서 발견되었다.
석구씨 등에 쓰여진 32자의 쉽게 해석하기 어려운 암호. 이 암호는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범인은 석구씨 집에 찾아와 그와 함께 있던 손강모 경사를 왜 죽였던 것일까?
비트코인 100억 원 큰 돈을 둘러싸고 유능한 황유석 검사의 실종, 양산댁 할머니와 손강모 경사, 고창혁의 죽음은 진실 안에 조용히 묻어간다. 진실을 파헤치려고 애를 썼던 진태수 경장은 거대한 권력의 부조리와 탐욕, 비리 앞에 진실이 왜곡되는 모습을 보면서 쓸쓸히 경찰에서 떠난다.
책의 제목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에는 무슨 뜻이 내포되어있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그 안에 담긴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진태수 경장은 서울 사람임에도 부산에 있는 무령 경찰서에 적응하기 위해 어색한 사투리를 썼었다. 점점 시간이 흐를 수록 부조리한 현실에 서울 말투로 돌아간다.
이 소설은 토요일에 사건이야기가 시작되어 월요일 고유림 검사가 황유석검사를 찾는 것을 도와달라며 사건의 전개가 급속도로 빨라진다. 화요일 씁쓸한 결말을 맺기 까지 짧은 시간동안 쉼 없이 달린 것 같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푹 빠져들어서 읽은 소설이었다. 중간중간 애정씬이 있어서 부끄부끄 하면서 읽었다. 부산의 정감있는 사투리인 '그라믄'이 뇌리에 오래 남는다. 아서 코난 도일 작가를 이을 한국판 추리소설의 명작가! 김설단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