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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에고이스트 - 녹색 현실주의자 이기적으로 지구 구하기 ㅣ 1881 함께 읽는 교양 7
그레그 크레이븐 지음, 박인용 옮김 / 함께읽는책 / 2010년 10월
평점 :
지구 온난화에 대한 혼란을 잠재울 의사결정의 도구 상자
내주에 첫 눈이 온다는 기상예보가 있다. 어느 남태평양의 섬나라에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는 뉴스가 들리고 떨어져 나간 빙하조각에 몸을 실은 북극곰의 사진이 보도되고 한편으로는 경제적인 새로운 항로 개척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소식이 들리는 반면 정작 우리는 10월 마지막주에 첫 눈을 맞게 된다고 한다. 대체 따뜻해지는 건지 추워지는 건지 조차도 혼란스럽다.
제주도 인근의 바다에는 아열대 어종이 많이 눈에 띈다고 하고 동해안에서 잡히던 오징어의 씨가 마르고 서해에서 잡힌다고 한다. 분명히 전지구적으로 기후의 변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후 변화가 나쁘다고 해야 할지, 옛날이 좋았다고 확신할 수 있는지, 인간 활용의 영향인지 아니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지금부터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 행동을 한다고 해서 대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등을 따지다 보면 머리가 어질하고 뭐하러 내가 이런 고민하고 있나하고 손을 놓아 버린다.
저자는 이 혼란스럽고 복잡한 문제가 수수방관할 남의 일이 아닌 나 그리고 우리가 지금 당장 대처해야 할 문제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거기에다 복잡한 문제를 좀 더 이해하기 쉽고 우리가 결정을 내리기 좋도록 의사결정의 도구 상자를 제공한다. 처음 저자의 접근 방식을 봤을때는 저자의 경력과 전
문성때문에서인지 다소 폄하하는 생각이 들더니 그의 생각 도구가 구체화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수록 지구 온난화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문제 외에 복잡해 보이는 다양한 문제에 적용가능하겠다는 믿음이 들었다. 어차피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멀리 통용되고 있는 문제해결 방법들, 가령 BCG (Boston Consulting Group) 매트릭스나 블루오션의 전략캔버스, SWOT 분석 등이 따지고 보면 널리 통용되고 있는 이유에는 명성과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서이지 일반인은 생각도 못할 굉장한 아이디어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생각해보면 저자 그레그 크레이븐의 의사결정의 도구 상자의 아이디어가 실용면에서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다방면에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보인다.
이 책은 저자 그레그 크레이븐이 2007년에 유튜브에 올렸던 <The Most Terrifying Video You'll Ever See>에서 출발한다. 동영상의 열람 회수가 늘어나고 찬반 의견, 질문과 아이디어를 통해 그의 도구 상자를 개선하고 책으로 출간하게 된다.
도구 상자의 가로줄의 가능성과 네모안의 내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신뢰성을 평가하여 신뢰도 스펙트럼을 작성해야 한다. 단 이때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와 무의식적인 추측 등 우리 두뇌의 몇 가지 약점들을 인식하고 조심하면서 각종 정보원을 신뢰도 스펙트럼이라는 틀에서 신뢰도 수준에 따라서 배치해야 한다. 물론 개인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자의 경우는 확실히 온난화 지지자의 주장이 신뢰성이 높게 나타났고 그 과정의 풀이를 보면 누가 보더라도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신뢰도 스펙트럼에 나타난 주장의 신뢰도 수준을 기준으로 도구 상자를 다시 작성하고 4가지중 어떤 선택을 할지를 정하게 된다. 결국 지구 온난화란 참이며 지금 뜻있는 행동을 해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앞서 제기한 몇 가지 문제 그러니까, 지구 온난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뭔가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확실한 답변을 제시한다. 덧붙여 지구 온난화외에도 각자의 분야에서 일어나는 논쟁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정리하는 좋은 방법을 제공한다. 다만, 나 그리고 우리가 이런 현실 인식을 한다고 해도 저자의 말처럼 밈이나 사회적 유행병처럼 번져서 결국 각 나라의 정부와 정치가들, 기업인들이 지금부터 당장 행동을 취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한 마음은 더해지는 것 같아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