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것은 에쿠니 가오리씨 자신의 이야기. 그녀의 결혼 생활 이야기를 담은 것입니다. 과연 에쿠니 가오리씨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혹은 남편은 어떤 사람일까, 라는 호기심에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참 사소하다. 라고  책을 보는 내내 느꼈습니다. 그녀와 남편, 그 부부를 둘러싼 감정들이 사소하게 (그러나 가볍거나 하지 않는) 늘어서 있습니다. 그런 사소하고 어느 순간 스쳐가는 감정의 나열. 매 순간을 차곡차곡 일일이 밟는 듯한 그녀다운 깐깐함이 메마른 잉크를 쓰듯 그녀의 감정 하나하나가 종이에 번져있습니다.  그녀는 결혼한 두 사람이 아닌,  결혼해서 마주 보고 달라붙어 살게 된 그녀 자신과 남편 자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나가 되고 싶지만, 결국은 두 사람일 수 밖에 없는. 함께 같은 공간에 있어 살아가는 생활의 지속성보다는  현재가 기억에 차곡차곡 쌓여 먼 훗날 꺼내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의 지속성을 그녀가 느끼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를 살면서도 현재를 추억하는.

(본문)

이 곳에서의 생활은 아주 가끔 나무 그늘에서 먹는 복숭아처럼 달콤하다 우리는 아직은 한동안 이곳에 머물려한다.

 

한동안. 이라고 그녀는 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현재를 남기기 위해 기록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훌쩍 흐른 후에 그 남긴 기억들을 추억하겠지요. 이미 변해버린 것들을. 미래는 현재가 되고 현재는 과거가 되어버립니다. 에쿠니 가오리씨도 변해버릴 그 무엇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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