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맞이한 예진에게 겨울방학 계획이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뭐 학원이나 다니겠죠.라는 시큰둥한 답변이 돌아왔다. 나 역시 그때는 어른들의 저런 질문이 그리 반갑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 지금 예진이는 방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을 나이는 아니지 하면서도 안타까웠다. 오지랖이 그리 넓은 편도 아닌데 예진이가 재미없는 방학을 보내게 될까봐 공연히 내가 조바심이 났다. 그러다가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국어 교과서 작품읽기(창비)는 다양한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와 소설 그리고 수필 중에서 아이들이 재미와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전국의 국어 선생님들과 함께 선정하여 엮은 책이다 작품의 일부가 아니라 전문을 실려있어 독서의 기능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독서 후에 여러 활동을 제시해 주어서 아이들이 겨울방학을 보내기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책을 발견한 후 예진이에게 방학 동안 언니랑 같이 책 읽을래?라고 물어보니 무슨 책이요?라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표정과 말투에서 예진의 관심을 발견한 나는 예진이를 옆에 앉혔다. 언니가 그냥 심심해서 읽으려고 하는데, 혼자 읽으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예진이랑 같이 읽으면 언니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서. 언니가 어느 소설을 읽으라고 정해주면 예진이는 그 부분을 읽어오면 되는거야. 어때? 하고 물으니, 아.네에.하는 것을 보니 조금 겁을 먹는 눈치이다.
어려운 책이 아니라, 예진이가 다 배웠던 책 혹은 앞으로 배울 책이거든.이라고 "국어 교과서 작품읽기(창비)" 책 소개를 시작하자 예진이의 표정은 다시 밝아졌다. 그럼 저 국어 복습하고 예습하는 거네요?라고 신이났다.
겨울방학 텔레비젼과 인터넷밖에 할 거리가 없는 아이들에게 조그만 신경 써주면 즐거운 취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