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대하며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과연 내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책을 읽기 시작하자 이름만 알고 있는 거리감있는 작가들이 줄줄이 나왔고 작가의 비유나 어휘들이 책 읽는 속도를 떨어뜨렸다. 그래서 일단은 끝까지 읽자고 생각하고 한 번을 다 읽었다. 역시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반복해서 읽을 때쯤에야 가닥이 어렴풋이 잡히기 시작했다. 작가는 독서태도에 대해서도 충고를 하고있는데 그것이 내게는 도움이 되었다. 작가가 비판하는 방식으로 나 역시 책을 읽고 있다.그 책에 대해 평가하려하고 그러기 위해 책과 함께 메모지와 펜을 준비한다. 중요한 것을 표시하고 아쉬운 점들을 적어놓는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행위들이 작품에 대한 수용을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방식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즉 쉬운 말로 독서 중에는 읽는 행위에나 집중하라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문학적인 독서를 하는 소수라고 생각을 했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소수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작가가 권하는 방법을 쓰다가는 책을 주로 빌려서 보는 나의 경우에 정독 후의 느낌을 거의 상실해 버릴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선다. 나도 시간 때우기 식의 독서는 지양하고 있고, 감명깊은 책이나 삶의 의욕을 갖게 해주는 책들은 수시로 다시 펼쳐보는 유형이다. 하지만 작가가 권하는 독서 방식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은 내가 전통적인 독서 스타일을 고수하는 다수에 근접하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말한다. '훌륭한 독서는 그것이 비록 근본적으로 정서적, 윤리적, 지적인 행위가 아니라 할지라도, 이 세 가지 모두와 공통된 무엇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이 가슴에 깊이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독서의 즐거움은 멀리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