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군생활을 충북 영동에서 했기 때문에 '노근리 양민 학살'의 현장에 자주 들를 수가 있었다. 그 곳은 미군이 우리에게 남긴 전쟁의 상흔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무수한 포격 자국들을 보면서 말이다. 이 책 '손님'은 같은 민족이 서로에게 저질렀던 비극을 다루고 있다. 기존의 관념을 혼란케 하는 사실들을 접하게 되는데 우선 놀라웠다.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시간여행'속에서 당시에 북녘 땅에서 벌어졌던 참상은 우리에게 엄연한 현실을 일깨워 준다.얼마나 더 기다려야 남북 관계의 변화가 찾아올까? 멀게만 느껴질 뿐이다. 이 책은 지난 여름(2001)에 읽었던 책이지만 서해 교전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시점이라 한 번 책장에서 꺼내 보게 되었다. 나의 조부도 실향민 이신데, 가끔 고향 얘기, 피난 때 얘기를 들려 주신다. 이 책을 읽을 때도 백발 지긋하신 조부의 애기를 듣는듯 했다. 도정일 교수님이 말하셨듯이 이 책은 대학생들의 필독서로써 당연히 읽혀야 하고, 이 땅의 주인들이 읽어야만 할 책이라 생각한다. 모쪼록 이 땅에 평온이 게속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