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
레스터 서로우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엮음 / 청림출판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레스터 서로우는 이제는 고전이 된 <제로섬사회>로 유명한 칼럼리스트이자 교수이다. 현재 미 매사츄세츠 공과대학(MIT)의 경영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민주당 집권 존슨행정부에서 잠시 경제자문위원으로 일한 바 있고 최근의 저서로는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 이외에 2000년에 국내출간된 <지식의 지배> 등이 있다. 그는 대표적인 지식사회론자로 알려져 있고 앨빈토플러 등과 함께 차세대 권력원천이 부(富)에서 지식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의 원래 영어제목은 < Fortune favors the bold >이다. 한국사람도 잘 아는 서양의 격언 "행운의 여신은 용감한 자의 편이다."를 책 제목으로 달고 있다. 그런데 번역자가 책 내용과 연관해서 나름대로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 라는 제목을 작명한 것 같다.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나쁘지도 않은 범상한 수준의 작명으로 생각된다.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는 다분히 미국인의 입장에서 세계사의 최근 변동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으로의 아시아계, 남미계 또는 아프리칸들의 이민에 의해 생기는 결과들(예를 들면 자국민들의 실업). 중국,대만,한국 등의 나라에서의 경제성장에 대한 평가. 이런 세계화 이후의 여러가지 국제사회적, 경제적 변화의 물결을 미국인의 입장에서 그리고 지식사회의 우월성을 주창하는 입장에서 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세계화(globalization)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레스터 서로우는 세계화를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이라는 경영학자다운 관점에서 바라본다.(참고로 기회/위협분석은 경영전략에서 사용되는 SWOT분석이라는 툴의 일부이다.) 큰 변화는 위협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은 경영학의 종주국인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의 한 단면이다. 변동이 생긴다면 보수적인 사회체제에는 분명 균열이 생기고 기존의 시스템을 파괴하는 위협일 것이다. 이것은 최근의 세계화가 전세계적인 빈곤의 확대를 가져온다던가 3세계국가들의 고유문화를 파괴한다던가하는 비판에서도 그 일단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레스터 서로우나 미국인의 정서에서는 그런 변동과, 변동이 가져오는 위협은 일반론이며, 개인과 개별기업에게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위협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요구된다. 준비성,적응성,혁신정신 그리고 마키아벨리적인 교활함까지도 요구될 지 모른다. 하지만 레스터 서로우가 무엇보다도 강조하는 것은 한 가지다. 그것은 책 제목에 집약되어 있기도 한데,< Fortune favors the bold (행운의 여신은 용감한 자의 편이다) >라는 제목처럼 용감무쌍한 도전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자에게만이 운명도 손을 내밀고. 행운도 입맞춤을 하는 것이다.

사실,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를 읽다보면 거부감이나 반감이 드는 구절들도 있다. 지나치게 미국과 서구중심적이라던가,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을 근거로 하는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과 자본주의의 우월성에 대한 맹신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레스터 서로우의 책은 읽을 만하고 받아들여야 할 만한 점들도 많다.

국내에서는 2005년 가을경에 출간된 걸로 기억하는데, 짱짱한 신간은 아니지만 최근나온 어떤 신간들도 제쳐두고 먼저 한 번 일독을 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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