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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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시작되던 해인 2001년도 5월 <민음사>에서 책이 한 권 번역 출간되었다.책의 한국어 제목은 <소유의 종말>이였고, 제레미 리프킨이라는 미국인 문명비평가 겸 경제학자에게 관심이 있던 사람들에게 읽히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스테디셀러가 되어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저자는 1990년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노동의 종말>을 비롯해서 <육식의 종말>,<바이오테크 시대>, 작년에 국내 출간된 <유러피언 드림> 등의 저서를 썼다. 제레미 리프킨은, 자신의 책에서 밝힌 내용으로 보건데 미국의 60년대 소위 미국판 "운동권"인 반전운동 세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급진적이지는 않더라도 자본주의적 사회에 대한 비판과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소유의 종말>도 그 중 하나이다.

책의 원래 영어 제목은 "Age of Acess"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접속의 시대'쯤 될 것이다. 그런데, 그의 책이 '...의 종말'로 제목이 스타일화되는 가운데서 <소유의 종말>로 제목이 정해졌다고 한다. 책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접속의 시대'라는 제목도 큰 무리가 없고, 오히려 내용의 이해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소유의 종말>은 일종의 미래학 서적으로도 볼 수 있다. 책이 쓰여진 시점인 20세기말에 인터넷 시대의 도래를 바라보면서 21세기의 사회,문화,경제,정치 양식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서술한 책이다. 위에서 언급한 "access"란 책에서 다양한 의미로 쓰이지만 우선 인터넷이나 웹과의 접속을 의미한다.

<소유의 종말>에서 제레미 리프킨은 사회,문화 전반에서의 '소유"의 양식이 '접속(access)'의 양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쉽게 예를 들면, 기존의 사회에서는 집과 자동차를 소유하고 재산으로 증식하는 사회였다면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집과 자동차 같은 내구재도 렌트하여 사용하는 사회로 바뀐다는 것이다.이런 내용은 에리히 프롬의 고전 <소유냐 삶이냐?>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에리히 프롬이 좀 더 인간을 중심에 놓고 연구했다면, 제레미 리프킨은 사회와 문명을 중심으로 자신의 논지를 풍부한 예를 들며 전개하고 있다.

<소유의 종말>에서 제레미 리프킨은 비교적 비판적인 관점으로 사회의 변동(소유의 방식에서 접속의 방식으로의 변동)을 조망한다. 위에서 언급한 재산관계를 비롯해서 정보통신분야, 문화의 양식, 서민의 삶에서의 그러한 변동이 일종의 "문화적 다양성의 해체"로 귀결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어떠한 사회변동도 반드시 상업화의 길을 걷게되고 그래서 도착하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그런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 "고유(지역)문화의 보존"이라는 대안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저자의 생각들은 반세계화주의자들의 생각이나 지역문화의 보존을 주장하는 시민사회론자들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하며 실제로 많이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은 통한다'고 생각하며, 지역 전통문화의 보존 못지 않게 현대적이거나 탈현대적인 양식을 띠는 문화와 대중문화도 포괄하여 사회적으로 '문화'를 새로 약속하는 일반적 합의가 요구된다고 본다.그리고, 접속의 시대가 이미 도래한 즈음에 있어서 제레미 리프킨이 지적한 구체적인 사회변동의 예를 참조할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생활에도 그가 제시한 '개념적 틀'과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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