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협상코치 짐 토머스 협상의 기술
짐 토머스 지음, 이현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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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협상이 진행되던 것도 별로 오래전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그 밖에도 수많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진행될 것이다. 협상의 차원은 국가 대 국가일 수도 있고. 기업 간일 수도 있으며, 가정에서 부부 간에, 부모와 자녀 간에 벌어질 수도 있다. 이제 협상은 특별한 현상이 아니라 아주 흔한 일상의 과정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그런 '협상의 본질'은 무엇일까? 결과를 협상의 일방이 '싹쓸이'를 해서 완승을 거두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적당히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모양을 갖추는 것일까?

협상에 대해서 <협상의 기술>의 저자 짐 토머스는 '윈-윈(Win-win)'과 '파이(pie) 키우기'를 언급하고 있다.

예전의 협상이 힘 적으로 우위에 있는 협상당사자가 열 위에 있는 당사자를 일방적으로 제압하여 모든 것을 다 약탈해 오는 'Winner takes all!'식의 협상이었다면 이제는 협상의 패러다임에 다른 원칙들이 적용되어야 하고,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윈-윈 전략'에 입각한 협상이며 '논제로섬(Non-zero-sum) 게임'에 기반한 협상이다.

<협상의 기술>에서 짐 토머스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창조적 양보'에 대한 개념이다. '창조적 양보'란 협상의 당사자들이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서 꾸준한 상호양보를 하되 그 마인드를 창조적으로 가지라는 것이다.

즉, 협상의 사안들을 폐쇄적으로, 고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개방적으로, 유동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을 강조한다. 그런 관점에서는 협상 가능한 사안이 계속 개발되며, 당사자들의 실질적 이해가 호혜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협상의 '파이' 자체가 커진다.

'창조적 양보'의 후속으로 짐 토머스가 강조하는 개념이 '체면 세우기'의 중요성이다. 협상에서 상대에게서 양보를 이끌어 내거나 하는 경우에 상대의 입장을 세워주는 적당한 보상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달리 이해하면은 협상의 '파이'와 사안은 애초의 물리적 의제뿐만 아니라, 협상당사자나 협상당사자에게 협상을 의뢰한 자(개인, 기업, 국가 등)의 '심리적 만족'에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상의 기술>의 후반부로 가면은 그 밖의 협상의 주요개념과 테크닉이 나오는데, 그것들은 부차적인 것들이고, 전반부의 이 두 개념이 대단히 중요해 보인다.

<협상의 기술>에서 누차 강조하는 것은 협상이란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산술적으로 계산되는 성과를 더 많이 얻어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호 간에 이익을 보고 '창조적 양보'를 통해서 협상의 파이 자체를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런 짐 토머스의 <협상의 기술>에도 이런저런 비판이 가능하다.

과연 현실세계의 다면적인 협상에서 이런 신사적이고 지적인 협상이 얼마나 가능할까 하는 회의가 든다. 먹고 먹히는 냉혹한 현실세계에서 이런 '협상의 선학(禪學)'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 '함께'를 생각하는 순간, 바로 협상의 장에서는 패하는 것은 아닐까?

정말로 협상의 파이를 키워서 상호이익을 보려면 협상의 당사자들이란 참으로 이성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협상의 한 당사자는 협상의 실리와 이해를 다 챙기고, 또 다른 당사자는 '체면'과 '심리적 만족'이나 누리면서 '물질적 만족'은 다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어쨌건 짐 토머스에 의하면, 진화한 21세기의 인간들에는 좀 더 '진화한 협상의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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