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야환담 채월야 7 - 완결
홍정훈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흡혈귀 이야기입니다. 고대로부터 그야말로 '영원불사'의 생명을 가지고 회자되어온 마물이죠.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매혹시킨 존재도 드물어요. 홍정훈님의 이 소설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흡혈귀를 그 소재로 삼았지만, 독특해요. 그런 작가들이 있죠. 흔한 소재, 뻔한 얘기로도 멋진 글을 탄생시키는. 정훈님의 글솜씨가 멋지게 발휘된 이 소설이 그 한 예입니다.

배경은 현대의 서울. 주인공은 흡혈귀에게 가족을 잃은 소년 한세건군이예요. 세건 역시 죽음의 순간에 흡혈귀 사냥군 실베스테르 신부에게 도움을 받고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복수를 위해 흡혈귀 사냥꾼의 길을 걷죠. 세건와 실베스테르 신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흡혈귀 일족들과 흡혈귀 사냥꾼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지극히 잔혹하고, 파괴적이며, 탐미적인 방식으로요.

흡혈귀 사냥꾼 세건의 성장기라고도 할 수 있는 소설은, 전개 내내 폭력에 폭력으로밖에 대응할 수 없는 세건의 아이러니,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눠진 세상에 대한 조소, 인간 내면에 상존하는 광기로 가득차 있어요.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모든것을 내던지고 극단으로 달려가는 주인공은, 타협에 익숙해진 세상에서 위태위태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마음으로부터 응원하고픈 마음이 들게해요.

그야말로 피와 살이 튀는 하드 보일드 풍이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탐미주의가 한편의 일본 애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지막 권의 묘사는 그야말로 오싹했어요>.<

후속작 <창월야>의 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건과 실베스테르, 매력적인 흡혈귀들을 다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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