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금융 사용설명서 - 선물·옵션에서 구조화금융까지 쉽게 설명한 파생금융의 모든 것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11
권오상 지음 / 부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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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파생금융사용설명서』는 내용은 둘째 치고, 책의 컨셉만 보더라도, 한동안 제가 가까이 해야 할 책으로 보입니다. 책이 어떤 의도로 기획되고, 쓰인건지를 알려주는 <들어가는 말>의 몇 구절을 한 번 인용해 보겠습니다.

 

금융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경영학이나 경제학 분야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 금융은 그러한 '협소한' 분야의 지식에만 의존하기에는 너무 커져 버렸다. 금융에는 응용수학, 통계학, 물리학, 공학, IT, 심리학, 법률 등이 모두 개입된다. 학문이라 불리는 거의 모든 것이 관련된 하나의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객체로 진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선두에 바로 파생금융이 있다. (6 페이지)

 

요즘 들어 금융에서 이론과 실무의 지위가 바뀌어 있다는 점을 통절히 깨닫고 있다. 금융은 이론이 선행하고 거기에서 실무가 파생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런데 역사는 이와 정반대였다. 이른바 이론가들이 스스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것들은 실은 실무를 하는 사람들이나 기술의 영역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이미 알고 수행하던 것들이었다. ... 지식에는 일종의 선택적 편향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들끼리 역사를 재생산하고 순진한 후대는 그렇게 믿도록 교육 받는다. 새가 날 수 있는 것은 새의 비행 방법에 관한 이론을 책에서 다른 덕분이 아니지 않은가. (7 페이지)

 

금융은 통합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이에 금융, 그 중에서도 특히 파생금융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과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대중적으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파생금융 개설서를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8 페이지)

 

그리하여 이 책은, 파생금융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서 (파생금융의) 역사, 형태, 가격결정 과정,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모두 파생금융의 이해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개념을 최대한 단순화하여, 핵심만을 설명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문의 가장 처음 부분에 나온 구절을 인용해 볼께요.

 

금융은 외양도 굉장히 복잡해 보이고 다양한 분야로 전개되어 있지만, 그 잔가지를 모조리 쳐 내고 제일 중요한 줄기만 남기면 결국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소유권'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의 쌍으로만 존재하는 '예금·대출'이다. (20 페이지)

 

이외에도 금융은 통합적인 분야라는 저자의 의견이 묻어나는 곳이 바로 파생금융을 설계하고 취급하는 곳인 '투자은행'을 설명(272~283 페이지)한 부분입니다. 여기에는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것에 관심있는 분들 좋아할만한 내용; 투자은행의 각 업무 파트별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자질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요, 한 번 인용해 보겠습니다.

 

엔지니어링의 본질은 이론의 수립이나 고수에 있지 않다. 그러한 이론이나 모델을 이용해 실제 세게에 도움이 도리 만한 무언가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적 지식은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이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 그러한 엔지니어링이 발전해 나가는 방식은 실험과 테스트,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해결책을 칮기 위한 시도의 역사로 요약할 수 있다. ... 따라서 자신들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잊지 않고 겸손한 마음 가짐을 유지한다. ... 이러한 엔지니어링의 관점은 금융공학, 즉 파생금융의 관점에도 꼭 필요하다. (275~276 페이지)

 

먼저, 트레이딩. 여기는 학부 전공이 아무 의미가 없다. 모든 사람이 다 성공적인 트레이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이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남들보다 빠르게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단호함과 과감함이 있어야 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기질이어야 한다. (277 페이지)

 

미들 오피스에는 특정 분야의 지식이나 경험을 가진 스페셜리스트들이 고용된다. 신입사원 수준에서는 당연히 학교에서 관련 분야를 얼마나 잘 배웠는가를 평가한다. (278 페이지)

 

백 오피스, 그중에서도 오퍼레이션 부서는 특별한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반복적으로 일을 틀리지 않고 처리해 날 수 있는 꼼꼼함이 있으면 좋고, 본인 스스로 욕심이 많으면 필요한 것을 찾아서 익히면서 그 분야의 대가로 우뚝 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280 페이지)

 

그래서 실제로 외국의 유명한 투자자나 헤지펀드 매니져들을 보면, 학부에서는 경제학이나 경영학 이외의 전공; 특히 역사, 철학, 심리학, 물리 등을 전공한 경우가 유난히 많다고 하죠. 우리나라 같이 학부에서 박사과정까지 경제경영학 일변도로 가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고요. 조금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다시 생각났고, 우리나라의 현실은 별로 변한 것 같지 않아 언급해 봅니다.

 

이 책 『파생금융사용설명서』의 저자는 책을 굉장히 쉽게 쓰려고 노력 했다지만, 다루고 있는 대상이 대상이다보니, 사실 제 기준으로는 한번에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들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노트에 나름대로 그림이나 도식을 써가며 읽느라 시간도 꽤 걸렸어요. 여기에 대해서는 그림이나 도표도 좀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파생금융에 대해 이렇게 체계적이고 친절하게 쓴 책은 참 드물기에 반갑고 또, 여러번 더 읽으려는 노력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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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를 꿈꾸는 당신에게
최효석 지음 / 동안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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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다른 사람들과 다른 여행기를 써보고 싶다는 소망 아래, 직접 사진까지 찍어낸 저자의 노력과 정성이 뭍어나는 책입니다. 거기에다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출발하는 여정은 러시아를 전공지역으로 삼고,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는 제 가슴까지 설레이게 하는 대목입니다.

 

저도 한번쯤은 저만의 사진을 담은 여행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는데, 또래에 이 꿈을 이룬 저자가 미치도록 부럽기까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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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자들은 배당주에 투자한다 - 당신의 월급을 두 배로 올릴 배당투자의 비밀
배정원.안재만 지음 / 참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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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율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예적금에 대한 이율보다는 높은 점, 그리고 외국인들의 지분참여율이 높아짐에 따라 전반적인 상장 기업들의 배당성향도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기대 요인이겠죠.

 

이에 따라, 배당주 투자에 대한 기본에서부터, 추천 종목에 대한 분석까지 담고 있는 이 책은 배당주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유용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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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싱글 - 이제껏 보지 못했던 가장 강력한 싱글이 온다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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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부키에서 나오는 소위 '결혼 시리즈'는 상당히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나는 1년 안에 결혼할 것이다』,『나는 이렇게 결혼했다』 그리고 『일하는 당신을 위한 결혼 사용 설명서』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써보고자 하는 이 책 『완벽한 싱글』이 이 시리즈의 결정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의 세 권은 '결혼'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거든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완벽한 싱글이란, 한마디로 '사회, 정신, 물질적으로 독립성을 갖춘 인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개념이 왜 필요하냐고 하면, 아래와 같은 사회· 문화적 조건들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완벽한 싱글이란 자발적 싱글이자 싱글 라이프를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이들을 칭한다. 싱글도 모두 다르다.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혼자인 비자발적 싱글도 있고, 적극적 계획적으로 독신을 지향하며 혼자 잘 사는 자발적 싱글도 있다. 또 결혼과 독신 어느쪽도 선택하지 못한 애매한 싱글, 결혼해서 더블이 되었다고 이혼하고 돌아온 싱글, 독신을 지향하지만 결혼이라는 연대로 뭉친 외형은 더블이지만 실상은 독립적 싱글인 이들도 있다. ... 이들은 모두 '싱글'이라는 말로 묶일 수 있다. 하지만 각자가 지향하는 생활이나 가치관, 싱글관은 다르다. (6 페이지)

 

결혼하지 않은 비혼자들이 장기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관계와 결여의 외로움 때문일 수 있다. 사회적으로 결혼이 보편화 된 상황에서 비혼은 비주류이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높고 사회활동이 활발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거나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비혼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행복과 만족지수가 더 크게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 결혼과 비혼은 애초에 동등한 비교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어느쪽이 그 사회의 주류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35 페이지)

 

과거에도 부모와 자식간에 관점 차이나 갈등이 있었지만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를 고수하는 입장과 과거를 과감히 버린 입장이 극명히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갈등이 심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그 선택의 주체는 2030이라는 점이다. ... 다라서 지금 2030에게는 어느 세대보다 더 확고한 자기 생각이 필요하다. (39 페이지)

 

결정적으로 육체적 힘이 더 이상 사회적 능력과 동일시되지 않게 되면서 남자들의 우위는 점점 퇴색되어 갔다. ... 하지만 이제 확실히 세상은 바뀌었다. 알파걸과 알파우먼이 득세하고 있으며 남자들도 여자보다 우위에 서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한 스트레세를 내려 놓고 편안해지기를 선택했다. ... 최근 남자들은 사회적 성취와 성공을 우선시하는 태도에서 한발 물러났다. 남자와 여자가 등동해진 셈이다. 어쩌면 남자가 찌질해진게 아니라 허세와 가직으로 센 척하던 모습을 내려놓은 것을 수도 있다. (55 페이지)

 

71~206 페이지에서는 완벽한 싱글이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섹스 앤 더 시티>와 같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싱글들; 소위 '화려한 싱글'과 다른 지점이죠. 이 책을 통틀어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결혼을 하든, 혼자 살든 제 삶에도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 조건이란, S.I.N.G.L.E로 요약할 수 있는데, 정리하면 아래와 같아요.

 

① Self Development - 자기계발

② Income and Asset Management - 수입과 자산관리

③ Network and Human Relationship - 안정적인 인간관계 유지

④ Glamorous Style - 자기 꾸미기

⑤ Loneliness Resolved - 허전함과 외로움 극복하는 방법 터득하기

⑥ Eat Healthy - 식사 잘 챙겨먹기

 

그 중에서 자기계발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제가 일전에 미생 리뷰(링크)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인데요, 바로 개인과 조직의 관계에 대해서 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명함에 찍힌 회사와 그 안에서의 직위를 온전히 자신의 이름값으로 오해한다. ... 당신의 가치는 OO신문사 기자라는 역할을 하고 있을 때 만들어진 것이지 그 직장을 떠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는 게 아니다. (76~77 페이지)

 

하지만 그 파워(조직에 있을 때 가질 수 있는 일종의 갑을권력)는 회사를 퇴사하면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 떄부터 본인의 진짜 실력과 파워가 드러난다. 때로는 자신이 정말 초라하게 보여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조직이라는 울타리와 후광, 파워가 주는 달콤함이 내 것인 양 착각하며 진짜 자신의 이름값을 키우는데 소홀하다. (78 페이지) 

 

자기계발과 관련해서는 인상적인 구절 몇 개 더 소개해 보겠습니다.

 

싱글임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의 힘을 잘 발휘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 싱글이라면 적어도 결혼이나 출산을 선택한 사람들이 집에서 아이와 함께 보내며 쓰는 시간과 비용만큼은 자신의 자기계발을 위해서 쏟아야 한다. ... 일에만 몰입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자기계발과 전문성을 키워가는 환경은 결혼한 사람이나 부모가 된 사람들보다는 훨씬 유리하다는 걸 잊지 말고, 그 유리한 고지의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88 페이지)

 

자기계발은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멘탈과 사회적 능력이라는 체력을 갖추는 일이다. (93 페이지)

 

이외에 6번 항목의 'Eat Healty - 식사 잘 챙겨먹기' 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싱겁게, 천천히, 꼬박꼬박, 제대로 먹으라는 '싱글의 식생활 4계명'에 대해서 설명(205~206 페이지)하고 있는데요, 이게 꼭 완벽한 싱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겠죠? 먹는 것의 중요성은 정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결혼이 사랑의 완성은 아니라는 내용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저 역시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사랑은 결핍된 두 사람이 상대의 다른점에 매력을 느낄 때 완성도가 높아지지만, 결혼은 그 반대, 즉 완성된 두 사람의 결합일 때 더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보면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자신의 물질적 혹은 정신적 결핍을 상대를 통해 채우려고 결혼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러고 나서는 가족이라는 미명하에 사랑 운운하고, 책임감 운운하면서 응당 그래야 한다고 하니, 인질극과의 차이가 뭐냐는 것이죠.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연애의 결론이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만능 솔루션인 양 여긴다. 그러나 알고보면 연애보다 더 어려운게 결혼생활이다. 혼자 사는 것도 쉽지 않은데 둘이 사는 것이 쉬울리 있겠는가. 우리나라보다 독신 문화가 더 빨리 정착된 일본의 경우 결혼은 시작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209 페이지)

 

요즘은 사람 자체만 보고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건 낭만도 아닌 무모한 일이라고까지 여기는 분위기가 됐다. 남녀가 사귀다 헤어지는 건 다반사이고, 곧바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결혼은 다르다. 이론은 연애하다 헤어지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겁고 복잡하다. ... 이렇다보니 많은 2030들에게 결혼제도는 시시하고 불편한 것으로 인식된다. ... 제도가 중심이 아니라 자기가 중심이 되는 걸 원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개인주의라 할 수도 있지만, 달리 보면 합리주의이기도 하다. (219~220 페이지)

 

PS

 

이렇게 써 놓고보니, 마치 '결혼하지 말고, 완벽한 싱글이 되도록 노력해라!' 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는 분이 있을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문제는 결혼을 하느냐가 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얼만큼 그 자체로 '갖춘' 사람이냐는 것이죠. 그리고 갖춘 사람이라면, 시회통념과는 상관없이 이제는 결혼을 해도 좋고, 혼자 살아도 그 나름대로 좋다는 것. 이게 이 책의 메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재미난 것은, 부부가 완벽한 싱글의 특징을 받아들일수록 결혼에 회의적이던 독신들도 결혼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결혼이 가진 최대의 단점이 독립성과 자아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이 부담스러워 독신을 택하는 이들이 많았기 떄문이다. 결국 완벽한 싱글의 라이프 스타일이 확신되는 것은 결혼한 사람이건 독신이건 모두에게 이롭다. (2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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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당신을 위한 결혼 사용설명서 - 맞벌이 부부 1만 명의 리얼 처방전
오쓰카 히사시 지음, 박승희 옮김 / 부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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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로 편하고, 있는 그대로를 내보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관계의 유지나 발전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닐겁니다.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이 착각하고 있는 지점 한 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지 않나 싶은 두번째 지점은, '사랑 = 결혼'이라는 등식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사랑의 완성형이 결혼이라는 생각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사랑할 때 느꼈던 감정, 습관 등을 결혼에 그대로 투영하려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결혼은 사랑과 다르죠. 사랑은 둘만의 경험이지만, 결혼은 '우리' 이외의 주변인들이 주인공으로 부상하게 되는, 사회계약의 측면이 더 강합니다. 특히,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하다는 것이죠. 
 
결혼 전에는 결혼 당사자끼리의 문제라고 말하던 사람도 결혼하는 순간부터 결혼이 가족의 문제라는 것을 빼저리게 실감하게 된다. 결혼이 궁합이나 애정만으로 대처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이때처럼 확실히 느끼는 때가 없을 것이다. (195 페이지)
 
주변인의 문제, 특히 양가 부모님과의 관계는 결혼생활 유지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자각이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모가 출가한 자식에 대해, 혹은 그 반대의 경우에도 서로 독립된 관계를 인정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들을 제 주변에도 많이 봤거든요.   
 
배우자와 그 부모의 관계는 결혼 전에는 의외로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후회거리가 되기 쉽다. 결혼 전에는 얼핏 보면 부모를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에 결혼 후에 그렇지 않음을 알고 놀라게 되고 불만이 조금씩 쌓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부모로부터의 자립'을 효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모에게 어리광일 부리는 일'을 효도라고 여기는 가치관의 차이도 있으므로 서로의 사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뿌리 깊은 문제가 된다. (79 페이지)
 
원래 결혼이란 사회 계약이다. 이는 부부임을 사회에 인정 받음과 동시에... 서약의 말처럼 상대에 대한 사랑을 사회 계약속에서 맹세하는 것이다. 이 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상대를 공경하며 도울 것을 서로 맹세하고 결혼했으므로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에 끼여 난처해하는 남성이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남성은 결혼 서약을 통해 누구보다 아니를 우선한다는 계약을 이미 맺었기 때문이다. (80 페이지)
 
결혼 생활과 관련해서는 매 순간순간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 얼마나 많을까요? 책에서도 그렇지만, 책 안에 있는 내용을 하나하나 언급하는 것이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본 하나의 원칙이라면, 배우자와의 관계 역시 '타인과의 관계'처럼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평소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 간에도 '잘 잤어?' '잘 자' '잘 먹을게' '고마워' 등의 인사나 감사의 말을 주고받는 습관이다 이런 접점만 있어도 완전히 차가운 관계는 되지 않는다. 회사에서 '보고, 연락, 상담'을 하는 것처럼 가정에서도 접점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대화로 발전하게 된다. (34~35 페이지)
 
어느 외국인 남성에게서 자신이 아내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자주하는 이유는 상대가 애정 표현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 다만 상대가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느끼는 안도감과 행복감을 위해 말하는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는 그가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줄 아는 남자라고 느꼈다. (92 페이지)
 
결혼 생활에서 잘 사는 부부와 헤어지는 부부의 차이에는 남성과 여성의 생물적인 특징을 잘 살리고 있는지의 여부도 관계가 있다. ... 원래 여성은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동물이고 남성은 '의지해 주기를 바라는' 동물이다. 이런 특징을 이해하고 있는 부부가 잘 산다. (109 페이지)
 
배우자의 아군은 당신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이야 한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대전에서 본다면 왜 자신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지 않느냐가 아니라, 배우자가 즐거워할 모임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179 페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에 좀 더 강하게 동의할 수 없는 건, 관계에서 찾아오는 문제들의 당사자가 되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확고한 태도를 지킨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 인용하고자 하는, 자식 교육에 대한 부모의 3가지 가치관은 인상적인 부분이라 따로 소개합니다. 책에서는 어느 유형이 좋다 나쁘다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어떠한 동기에서 시작하 건 부모의 역할은 기회를 주는 것이고, 이후에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지켜볼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는 계기는 부모의 3가지 가치관에서 비롯된다. ...
 
① 체험형 : 부모가 직접 해본 활동에 대해 즐거운 기억이 있어 이를 전해주려고 시키는 교육
② 소망형 : 부모가 해보지 못했던 점을 아쉽게 생각해 아이에게 시키고 싶어 하는 교육
③ 목적형 : 경험하지 못했던 사안에 대해 장래 특정한 목적을 두고 시키는 교육
 
아직, 결혼이 소원해 보이는 제 입장에서는 글로 결혼을 배웠다는 씁쓸함(?)을 남기지만, 여러모로 제 가치관과 비슷한 점이 많은 책이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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