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달러는 미국보다 강한가 - 달러 패권의 역사는 반복된다
오세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지난 2008년 위기를 겪으면서 일어난 현상 중 하나는 미국발 위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것이 나중에 전세계적인 위기로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일부 화폐(유로, 엔화)도 같이 올라가기도 했지만 달러만큼은 아니었죠. 여기서 보통 화폐의 가치는 한 나라의 '경제력'과 비례한다고 보면 상식과 달러의 움직임은 뭔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바로 달러의 특수성 때문이죠.

 

"달러는 우리(미국) 돈이지만 당신들(프랑스) 문제다."

 

닉슨 대통령시절 재무부 장관인 존 코낼리가 한 이 말은, 프랑스 뿐 아니라 이제 전 세계에 통용되는 말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문제가 곧 모두의 문제가 된 것이지요. 미국 중앙은행이나 행정부의 정책은 전세계의 정책이 되었고, 미국 주식시장과 실물경기 동향은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째 부분에서는 20세기 이후 달러가 파운드화를 밀어내고 기축통화의 자리를 차지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부분에서는 투자의 관점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종합하자면,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는 앞으로도 단분간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달러 자산 매입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자는 것이 이 책의 요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투자 파트에서 나온 예시들이 너무 단순화 되어있고 기계적이라는 맹점이 있긴 하지만 매커니즘을 생각하면 쉽게 수긍이 갑니다.  

 

대외 경제에 대한 개방도와 의존도가 높아 화폐 가치가 널뛰기를 하는 한국에서 달러 자산에 재산 일부를 할애하는 건, 더욱 중요한 헷지 수단이 될 것입니다. <돈 좀 굴려봅시다> 라는 책에서도 자주 나오는 말 중 하나가 한국 경제는 세계경기 변동이라는 채찍의 끝자락에 있다는 것이거든요. 이 말은 변동의 폭이나 충격의 크기 두 가지를 모두 염두에 두고 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논조를 띄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책을 통해 얻은 교훈이라면, 적어도 우리 생애에는 미국의 지위와 달러의 지위는 나눠서 접근할 것,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를 위험 관리 측면에서 상당히 유용한 것이라는 정도가 되겠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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