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낭만시대와의 만남 - 쇼팽.브람스.차이콥스키의 시대 클래식 시대와의 만남 4
데이비드 맥클리리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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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사조별로 나눴을 때, 낭만은 고전과 현대의 중간, 시기로는 19세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베토벤이 소나타, 협주곡, 교향곡 등의 형식을 확보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후 유럽 전역에서 걸출한 작곡가들이 탄생합니다. 길지 않은 시기였지만, 슈베르트, 브람스, 쇼팽, 차이코프스키 등,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이 시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낭만'이라는 단어 자체는 오래된 프랑스 단어 '로망'에서 유래했고 중세의 영웅주의, 기사도, 격정의 이야기를 가리킨다. 이런 내용을 글로 쓸 때 사용된 언어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같이 라틴어에서 뻗어 나온 로만어였다. 이런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극단적인 감정 묘사가 '낭만'이라는 단어의 현대적인 정의로 이어졌으며, 동시에 낭만주의 음악의 핵심 성격이 되었다. (7 페이지)

 

기사 문화가 가장 크게 발달했던 프랑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 한 것은, 낭만주의 시대의 프랑스 클래식 음악은 굉장히 미미했습니다. 심지어는 변방으로 볼 수도 있는 러시아, 체코, 북유럽 등에서도 민족음악을 표방한 거물들이 여러명씩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 시기의 프랑스 음악가들을 대 볼까요? 

 

비제, 생상스, 라벨, 베를리오즈, 포레.   

 

이 정도일텐데, 슈만,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이상 독일), 슈베르트, 브루크너(이상 오스트리아),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러시아), 베르디, 푸치니, 도니제티, 로시니(이탈리아), 쇼팽(폴란드) 보다는 아마 대중적으로 덜 알려졌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겁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정치적 야망은 무자비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개혁적 가치를 지지하고 추구한다고 해서 꼭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회의를 품게 되었다. 이것이 프랑스 음악이 몇 가지 예외만 빼면 19세기 내내 보수적이면서 음악사에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하는 실마리일 수도 있다. (13 페이지)

 

낭만시대 음악의 특징은 한편으로 애국심, 민족의 색채를 띄는 음악들이 많이 발전했다는 점입니다. 러시아를 예로 들어, 서구의 것과 러시아적인 것의 대립이 당시 러시아 문화예술계 전반에 나타나는 하나의 경향이라고 했는데, 음악계가 가장 심하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후대에는 '아리랑을 한국인보다 더 잘 짓는 외국인' 이라고 볼수 있을 법한 차이코프스키가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말입니다.

 

19세기 처음부터 끝까지 두 가지 핵심적인 음악 경향이 발전해나갔다. 화성 언어는 점점 더 대담해지고 수준이 높아졌으며, 감정 표현 방식은 점점 강렬해지다 못해 열광적일 때가 많아졌다. 조성 화성과 개인적인 감정 표현이 더 나아갈 수 없는 지점에 도래한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107 페이지)

 

낭만주의 음악은 라흐마니노프 같은 작곡가들이 나타나면서 20세기 초까지도 주류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이후, 드뷔시로 이어지면서 형식적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감정표현은 격해지는 현대음악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형식과 감정표현에 있어 낭만주의 음악은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거죠. 무엇보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브람스가 활동했던 시기이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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