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라이브 -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33년간의 Q&A 지상 중계
대니얼 피컷.코리 렌 지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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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워런 버핏에 대한 또 하나의 엄청난 책이 나오고 말았다. 이건 선생님이 번역한 책이라면 두말 않고 골라 읽는데, 거기에 버핏과 관련한 책이니 두 배로 반가웠다. 

거기에 이번 책은 타이밍도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묘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작년 연말과 올 초에 걸쳐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굉장이 컸고, 이에 더해  크래프트 하인즈, 애플, 오라클 등 버크셔가 보유하고 있는 몇 개의 주요 기업들이 지분변동이나 실적 등의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 일부는 아직 진행 중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올 5월에 있을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를 다른 때보다 약간은 더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여기에 최근 언론 기사를 보면, 일부 성질 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버핏의 실수 인정이나 사과까지도 구걸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워런 버핏의 주주총회 Q&A를 정리한 책이다. 1986년부터 2015년까지의 내용을 원 저자(2인 공저)들이 썼고, 2016년에서 2018년은 부록으로 들어가 있다. 물론, 저자들이 받아쓴 것이라는 한계가 있고, 분량이나 내용의 충실도가 연도별로 차이(주로 앞 연도의 정리내용이 짧은 편)가 있다. 하지만, 이 점은 책 서문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으니 더 짚고 넘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버핏과 멍거의 가르침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이런 한계보다는 '그나마' 있는 내용이라도 소중하게 여길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책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는 건 더 피하려고 한다. 주제나 내용이 길이와 상관 없이 워낙 귀중한 정보들을 많이 담고 있기 떄문에 그런 작업이 크게 의미가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꼭 읽으라는 추천 역시도 왠지 사족으로 느껴진다. 



다만, 먼저 나왔으면서, 표지 디자인 상으로도 이미 쌍둥이 관계를 형성(?)한 듯한 <워런버핏 바이블>과 비교했을 때 이 책 <라이브>를 또 읽어볼 필요가 있겠냐는 궁금증은 가질만 한 것 같다. 사실 중복되는 내용은 있다. <바이블> 자체가 챕터별 부록으로 주총 답변 내용을 일부 수록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이는 버핏, 멍거, 그리고 번역가 이건 선생님의 팬이라고 가질 법한 상당히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도 읽어야 하나에 대한 내 답은 "그렇다!" 이다. 왜 그런지는 아래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쓰고 보니 꽤 많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책장에 같이 나란히 꼽아두면 뽀대가 난다.  


두 번째로, <라이브>는 가독성이 좀 더 두드러지고 현장감이 살아있다파란색 표지의 <워런 버핏 바이블>은 버크셔의 주주서한을 주제별로 구성한 책이다. 문서를 재구성한 것이고, 이는 어디까지나 문어-문어의 관계다. 하지만 <워런 버핏 라이브>는 버크셔의 주주총회에서 오가는 Q&A 세션을 정리한 책이다. 즉, 구어를 재구성한 책이다. 한마디로 그 어떤 버핏 책보다 잘 읽히고 느낌까지 생생하다. 

 

세 번째로, 각 챕터가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어서 <바이블>과는 다른 측면에서의 유용한 비교가 가능하다. 매년 주주들이 던지는 질문은 무엇이 반복되거나 새롭게 등장하는지,  그리고 반복되는 질문에 대한 버핏과 멍거의 답변은 어떻게 변하는지가 시간 순서대로 명확하게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멍거다. 참고로 버크셔 주주총회 Q&A 답변은 일반적으로 버핏이 먼저 길게 풀어서 설명한 후, "찰리?" 라고 넘어 물으면 멍거가 한 두마디로 짧게 덧붙이는 식의 구성으로 진행된다. 포멧은 아닌데 여러모로 버핏과 멍거의 역할과 성격을 반영한 트레이트 마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이 책은 정확히 그 순서를 따른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버핏의 그 긴 설명을 찰리 멍거가 어떻게 촌철살인 독설(?)로 변환해서 뱉어내는지를 아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비틀어 말하면 앞선 버핏의 긴 답변 자체가 맥락 혹은 친절한 설명(?)이 되기 때문에 멍거의 농담 부분만 인용했던 게 무슨 뜻인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멍거 인싸 되는 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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