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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클럽 issue 1 - Becoming Warren Buffett ㅣ 버핏클럽 1
김철광 외 지음 / 북돋움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버핏클럽’이라니! 듣기만 해도 한 번에 느낌이 팍 온다.
나는 평소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로마로 가는 길은 여러가지다” 라는 말로 바꿔서 이해하려고 한다. 이 말을 가지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좀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버핏클럽’ 도 처음에는 이런식으로 이해하려고 했는데, 읽다보니 버핏이 중요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모든 투자가들에게 똑같이 ‘가장 위대한’ 혹은 ‘단 하나의 롤모델’ 이라고까지 보는 건 무리가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결국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로마에서 시작하든, 로마를 거처가든 결국에는 모두가 자기 길을 갈 것이다” 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바꿔 말하면 우리 시장에서 뛰어난 투자 성과를 보여준 투자가들이 버핏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라는 의미이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여러명의 분들이 글을 쓰다 보니, 해석이 조금씩 다른 점은 당연히 감안해야 한다.
모든 글들이 다 수작이라고 할 만하지만, 특히 인상 깊었던 글들을 꼽자면, 하나는 이기원님이 쓰신 주주총회 후기였다. 버핏과 멍거가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언제인지 모르지만, 다들 예상은 하면서도 상상하고 싶지 않은(?) 그런 이유 때문에 버크셔 주주총회의 가치는 해를 갈수록 더해지는 것 같은데, 이런 아쉬움을 날려버릴 정도로 생생한 방문기를 들려준다. 책의 맨 첫 번째 글로 오기에도 손색이 없었고, 특히 이 방문기에는 사진이 많았던 점도 좋았던 것 같다.
다른 하나는 박성진 CIO가 쓴 <알 수 없는 미래와의 안전거리>이다. 특히 아래에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는 가치투자와 안전마진 개념을 수용하는 일반적인 단계를 잘 설명한 것 같다.
사람들이 장기투자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철학이 없다는 것이다. 철학이 없으면 무의식적으로 수익률 게임에 빠져들게 된다. 단기적인 수익률 게임은 반복하면 질 수 밖에 없는 필패의 게임이다. (134~135 페이지)
장기투자를 수용한다면 다음으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능력보다는 품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전마진을 찾고 분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이 언제든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135 페이지)
그렇지만 품성이라는 말은 사람들마다 이해하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듯하다. 위의 내용도 내가 가진 이해와는 조금 달랐다. 나는 이를 단순히 겸손한 자세 이상으로 타고난 기질과 인생을 살면서 축적해온 가치관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일종의 한 개인이 보여주는 ‘일관된 경향’ 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전마진의 철학이 제시하는 마지막 결론은 최후는 운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 안전마진과 가치투자는 최고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투자방식이 아니다. ... 나한테 닥칠 수 있는 불운에 대비하는 것이다. 최고의 수익이 아니라 잃지 않는 투자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 (135~136 페이지)
이건 선생님이 번역하신 <워런 버핏 바이블>에서 밝히신 내용도 그렇고, 멍거의 ‘버핏은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언급과 같이 나 역시도 앞으로의 버핏에 대해 관심이 많다. 애플이나 클레이턴 홈즈의 주식을 매입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 책을 계기로 '그럼 나는 버핏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