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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 고마워, 러시아
정보람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스스로는 살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러시아 레버리지'를 많이 져왔다고 생각한다. 이 지역과 관련한 전공을 택한 덕분에 부족한 스펙과 능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과분한 결과를 얻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대학교 진학이 그랬고, 언어연수 시절도 그랬고, 가장 크게는 구직활동을 할 때가 그랬다. 그리고 지난 한 번의 주재원 파견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아마도 저자가 이런 글을 쓰게 된 동기에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도 적어도 지금까지의 소회를 한마디로 표현해야 한다면, 이 책의 제목 따나 나도 '고마워, 러시아' 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수백번은 했다. 차이가 있다면 나는 현역(?)이고, 아직도 관련 일을 더 해야하기 때문에 당장은 입 밖으로 꺼내서 표현하기에는 조심스럽다는 점이다. 이게 아마, 나와 내 입장 차이라고 해야겠다.
저자가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 다른 신분으로 러시아와 한국을 왔다갔다 한 이력이 인상 깊었다. 흔히 러시아 관련 공부를 하거나 러시아를 자주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끼리는 '알 수 없는 매력' 같은게 있다고 말하긴 한다. 끊어질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다는 점이 첫 번째 느낌이었고, 매순간 떨어지는 기회를 쫓아가다 보니 그게 공교롭게도 매번 러시아와 관련된 것다는 점이 두 번쨰 느낌이다. 그리고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겪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는 정도 세 번째 느낌인데, 이 모두가 어우러진게 저자의 소회가 아닐까 싶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저자처럼 석사 유학과 같은 '인텐시브' 한 현지에서의 공부 경험이 없다는 점도 좀 아쉽게 다가왔다. 그랬드면 뭔가 나도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아쉬움 때문이다. 물론, 고생은 훨씬 더 많이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쉽지 않았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