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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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은희경, 문학동네, 2014

 

 

 

 

 

 

 

 

 

 

 

 

 

 

 

 

 

 

 

 

 

처음 해 본 일이다.

갓 나온 소설을 직접 구입한 일도, 누군가의 책을 "예약"하며 구입한 일도.

《소년을 위로해줘》를 읽지 않았더라면...

아니, 빨간책방에서 작가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더라면...

결코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아, 물론 아주 예쁜 책갈피가 한 몫 하기도 했지만.

 

 

 

제목이 길어 아직도 제목을 외우지 못하겠지만...

나는 '눈송이'를 '사람'이라는 말로, '인연'이라는 말로 바꿔 가며 읽었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살면서 스스로 '빛난다'라고 생각해보지 못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현재에서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추억한다.

살아온 날들의 모습은 제법 근사하고 행복하게 느껴질 법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어쩐지 조금 쓸쓸하다.

현실 속 모습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모두 비슷비슷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같은 눈송이라 착각되는 것처럼

너~무 평범해서 그냥 같아 보이는 듯한 삶.이라고 느껴질만한 이야기였다.

같아 보이지만 결코 같지 않고,

모두 다르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 있기에 비슷하다 말할 수 있는...

그러니까 결국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

 

 

 

 

소설책 속엔 여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엔 당연히 장편 소설이라 생각했다.

헌데 첫 번째 이야기를 마치고 두 번째 장을 열었을 때... 단편 소설인가? 싶어졌다.

허나 다시 네 번째 이야기를 읽을 때 미묘하게 얽힌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어쩌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 덕분에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인물관계도를 그리며 누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가면서 말이다.

(아, 난 단편 소설보단 장편 소설이 더 좋다.)

 

아가가 잠들었을 때마다 조금씩 읽었는데...

특히 다섯 번째로 담겨 있는 <독일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를 읽을 땐

아가가 깨지 않길 바랐다. 중간에서 멈추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보 같은 주인공의 모습, 그 이야기의 마지막이 궁금했다.

무책임하고 한심해 보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내가 숨기고 싶은 나의 단점을 읽었기에 더욱.

 

 

물론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아는 게 없어서 궁금한 점이 없기도 했지만 나중에 혼자 궁리해서 알아보겠다고 미루는 것이 몸에 밴 학슴태도였기 때문이었다. 그 태도가 지금처럼 이원을 잡념 많은 독학자로 만들었다.

                                                                                                                                                                           

<독일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 p.169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고, 여전히 노력 중이지만...

요즘도 가끔 모르면서 그냥 넘어간다. 속으로 집에가서 알아봐야지. 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소설에는 대단한 사건은 담겨 있지 않았다.

그냥 각자의 일상들을 담고 있을 뿐이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상을 이야기하며 어떤 깨달음을 전해준다.

정작 그 일상 속에 있던 자신은 깨닫지 못했을 법한 무엇을.

내 삶도 이러하겠지.

하루를 보내면서 지금 느끼지 못하고 스쳐지나가는 것들이 이후에 오늘을 떠올렸을 때

문득... 무엇인가를 깨달을 것이다. 행복이든 슬픔이든 평화로움이든.

 

이해는 언제나 너무 빠르거나 늦게 도착한다. 시기적절하게 찾아오는 이해의 순간은 없다.

                                                                                                                            <해설 | 낯선 슬픔은 오래된 지혜를 꿈꾼다> p.243 

 

 

 

 

 

 

 

 

 

 

 

 

 

 

 

 

 

 

 

예쁜 문장도, 공감 가는 문장도 많았던 소설.

남기고 싶은 문장들은 조금 옮기자면...

 

하늘은 푸른빛이 도는 투명한 천을 팽팽하게 잡아당긴 것처럼 티끌 하나 없었다. (p.29)

 

화분 속 식물처럼 자신에게 흙을 제공하는 화분의 크기만큼만 뿌리를 내렸다. (p.84)

 

고르지 않다고 느꼈을 때 곧바로 포기하고 풀어버리는 게 최선책이었다. 그걸 알면서도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아까운 마음에 몇 줄 더 뜨다보면 자연스러워질 거라며 헛된 기대로 자기를 속이게 마련이었다. 결국 스무줄만 풀어도 되는 기회를 놓치고 백 줄을 풀고 다시 떠야 했다.

중간에 과감히 포기하고 풀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르친 상태로 어떻게든 이어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잘못된 줄 알면서도 돌이키기가 아까워 계속한 사람은 목도리를 일찍 완성하지만 모양은 엉망이다. (p.176)

 

균형이란 여러 개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것 같지만 실은 자기에게 집중하는 일이다. 하나만을 바라보는 게 군형이라니. 처음 듣는 소리지만 어쩐지 납득이 되었다. (p.179) 

 

 

소설을 읽은 뒤엔...

독서일기를 어찌 남겨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그냥 나의 생각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마무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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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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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다르듯이... 평범해 보이지만, 결국 모두 다른 우리들의 이야기. 다르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 있기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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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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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며 보이는 이중성이나 나 스스로에게 느꼈던 불편한 감정들을 저자의 글속에서 읽어낼 수 있어 반가웠다. 읽으며 홀가분해졌다. 결국 인간 모두 똑같구나.. 싶은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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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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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과 딸, 멋지긴 하나..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아마도 문화의 차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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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개정판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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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읽은 책. 명화와 함께 독서하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 좋았다. 나는 `독서` 라는 단어를 `영어`로 바꿔 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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