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식품의 숨겨진 비밀 - 유전자 조작 기술이 가져온 악몽!
후나세 슌스케 지음, 고선윤 옮김 / 중앙생활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내가 된다.
《몬스터 식품의 숨겨진 비밀》
후나세 슌스케 지음 / 고선윤 옮김 / 중앙생활사 / 2014

 

 

 


   너무나 무서웠던 이야기. 책장을 넘기는 내내 정말 벌벌 떨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집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들이, 내 아이가 먹는 음식들이 과연 먹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 책이다.

 

   아이를 낳기 전엔 그냥 아무거나 맛있게 잘~ 먹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건강한 음식이라고 믿었다. 몸에 좋은 것들만 먹고 살려면 어디 공기 좋은 곳에 가서 가내수공업하고, 농사 지어가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어느 정도는 모르는게 약이라 생각했다. 헌데 아가의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내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이유식 재료를 구입할 때마다 뭘 사야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아가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아질수록 스스로 유난 떠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검색하고, 알아보고, 공부했다. 그리고 결국 보고 싶지 않았던 책을 선택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에 관한 이야기, 소나 돼지, 닭 등을 공장에서 생산하듯 사육하는 이야기 등을 얼핏 알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막연하게 시중에 유통되는 것들이라면 정부에서, 관련된 기관에서 '괜찮다'고 판단한 것들만 유통시키는 것이라 생각했다. 난 너무나 무지했다.

 

   저자는 이런 나의 무지함에 도끼를 던졌다. 내가 믿고 있던 FDA(미식품의약품국)는 이미 거대 기업과 한통속이라 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들은 회전문 인사를 통해 자신의 사람을 정부 기관에 심어놓게 된다. 그 한 예로 몬산토사를 들 수 있다. 몬산토사는 퇴직한 직원을 정부 기관으로 보낸다. 그들의 임무는 몬산토사 등 바이오 화학 업계를 감독하는 일이다. 그리고 몬산토사는 미국 정부 관료 출신자들을 엄청난 보수를 주고 데려온다. 과연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참고로, 몬산토사는 미국 미주리 주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으로 농업 전반에 걸친 사업을 한다. 몬산토사의 이익은 대부분 유전자 조작 기술에서 나오는데,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거의 독점하고 있으며 세계 씨앗 시장에서 90퍼센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몬산토사는 록펠러 재벌의 자회사다. 록펠러 재벌은 미국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대 재벌이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 테스트는 금지된 것이나 마찬가지고 표시 의무조차 없다.)

​   일본인 저자가 저술한 책이다보니 아무래도 자국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져있다.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관계에서 우리나라 또한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이 지금 처한 상황이나, 우리나라가 지금 처한 상황이나 강대국에 휘둘리긴 마찬가지. 마침 어제 쌀개방과 관련된 뉴스가 보도되던데... 끊임없이 주장되고 있는 쌀 개방. 우리나라의 주식인 쌀을 수입한다는 이야기는 씁쓸함을 넘어 무섭다.

 

 

   책 속에는 다양한 몬스터 식품들이 등장한다. 깃털이 없는 닭, 형광빛을 내는 물고기와 돼지, 무르지 않는 토마토, 성장 속도가 두 배나 빠른 연어, 소(육골분)을 먹고 자란 소... 등. 그냥 들으면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개발품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허나 유전자 조작을 통한 이 식품들은 '자연적'이지 않다. 일부 과학자들은 유전자 조작과 품종개량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며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괴물을 만들고 있다. 같은 종끼리의 교배를 넘어, 식물과 동물의 유전자 교배도 서슴치않는 연구를 빗대어 표현한, '나무'에서 열리는 '소' 그림은 정말 충격이다. "유전자 조작 덕분에 우리는 모두 채식주의자가 되었어!"라는 말이 상상 속 이야기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나무에 소가 주렁주렁 열리다. 《몬스터 식품의 숨겨진 비밀》99쪽 

 

 

 

 

 

   책을 읽으며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전해준 저자에게도 감사했지만, 무엇보다 우리 엄마에게 감사했다. 이모들과 소소하게 작물을 키우고, 집에서 고추장과 된장을 담그고, 과일청을 만들고, 지인이 직접 재배한 쌀을 구입하는 등... 건강한 음식들을 준비하고 챙겨주심에 감사했다. 아가를 낳기 전엔 이런 귀한 식재료들이 귀찮기만 했는데... 그때의 내 게으름과 무지를 지금이라도 반성한다. 또한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읽은 문장에 동의했던 나의 모습도 반성한다. "난 농약 안 치고 벌레 많이 먹은 밤보다, 농약으로 키운 깨끗한 밤이 더 좋더라."라는 철없는 새댁의 중얼거림. 그리고 그 문장에 끄덕였던 내 마음... 부끄럽다.

 

   병이 나 도시에서의 삶을 접고 자연 가까운 곳에 가서 직접 키운 채소들을 먹으며 건강을 되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자연의 순리대로 자란 음식을 먹는 것은 작게는 내 몸을, 내 가족을 지키는 일이면서 크게는 환경,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내가 된다'는 그 말을 명심하며 조금 더 부지런하게, 조금 더 현명하게 소비해야겠다.

 

   한비 어머님의 이유식 책 속에 소개되어 있던 영상, <푸드주식회사>와 <옥수수의 습격>를 보는 것을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 무섭고 두렵지만... 아니 그렇기에 더욱더!! 당장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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