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 개천마리 기자 박상규의 쿨하고도 핫한 세상 이야기
박상규 지음 / 들녘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2012. 7. 11. 수

 

나 이런 사람이오!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박상규 / 들녘 / 2012

  

 

 

아직 만나보지 못한 책들도 한아름인데..

온전히 책 제목 때문에 서평을 신청했어요.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온 책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어리고 철없을 때현재 내 삶의 모습이 이러한건 다 엄마 때문이야..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최근 엄마 때문이 아니라, 엄마 덕분이었다는 것. 엄마의 선택은 최선이었다는 것.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 안에는 '과거의 나, 지금의 나, 미래에 되고 싶은 나'가 공존한다. 과거의 상처 입은 나에게 말 걸고 보듬지 않으면, 녀석은 금방 심술을 부려 지금의 나에게 '태클'을 건다.(12쪽)

저자의 말처럼... 과거의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때의 나를 받아들이니 현재의 나의 모습이 조금 더 편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삶이 정리된 느낌이랄까요.. 삶을 치유받는 느낌이랄까요...

전 아직도 많은 과거의 사건들 중 일부분만 정리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참 많이 가벼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저자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정리하고 있더라고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쿨하게 풀어놓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이리도 눈물이 흐르는지....

 

그의 당당함, 그의 용기에 감동하고, 아팠을 그의 삶에 격하게 감정 이입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니.. 이런 구절이 다가오더군요.

"슬픔 없이 어찌 좋은 사람이 되겠니."(80쪽)

자신에게 있었던 슬픔들이 쌓여 현재의 내가 되었음을 온전히 인정할 수 있는 것, 그때의 슬픔이 더 멋진 나를 만들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하- 찌질한 인생 스토리를 쿨하게, 사실로 받아들이는 순간... 삶이 아름다워졌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이 구절을 만난 순간..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20대 중반에 사춘기를 겪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발버둥치는 내 동생.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잘 몰라 힘들어 하는 그 아이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은 언제나 책을 선물하는 것인데...

현재 그 녀석에게 저자의 이야기가 왠지 큰 에너지를 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자가 엄마와 있었던 많은 에피소들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들,

자신이 일상 생활을 겪으면서, 기자로서 세상을 만나면서 얻는 느낌들, 생각들...

그의 삶이 진정 멋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한국인 조르바라는 그의 별명처럼 참으로도 자유롭고 어찌보면 별 생각없는 듯한 모습이

삶의 모든 일을 선긋기부터 시작하는 제게 많은 해방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틀 안에 갖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제게... 꼭 그렇게 살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이야기하는 느낌이랄까요.

나무를 심는 일은 먼 미래를 그려보는 일이다. 가령, 나무가 자라면 주변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지, 꽃이 피고 잎이 무성해지면 어떤 풍경일지 상상해야 한다. 나무가 순식간에 자랄 리 없으니, 호흡을 길게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미래를 조망하는 감각이 필요하다.(104-105쪽)

호흡을 길게하면서 방향을 정확히 바라보고 있다면.. 조금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는거니까요.^^

 

꼭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 해서 그 가치를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물론 경험을 했다고 해서 누구나 의미, 가치를 깨닫는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는 것과 그 내면을 들여다보는 건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이 겪은 사건들 속에서 끌어내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렇게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대단한 무엇은 없지만,

진정으로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박성규'라는 그릇 안에 더 크고 대단한 그 무엇을 담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멋있고, 부럽네요. 나 이런 사람이오! 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그가.

 

 

 

 

리뷰 안에 담지 못한 좋은 구절들을 남깁니다.

 

'정상 가족'만이 행복할 수 있다는 상식이 무너져야, 이미 정상 가족의 테두리 밖에 있는 내 조카와 그 같은 사람들이 행복해진다. (81쪽)

 

거리의 노숙인 천막 앞에 놓인 화분 속 푸른 파와 노란 개나리는, 여기 사람이 살고 있다는 존엄성을, 겨울을 견뎌내고 살아남았다는 환희를, 이 땅에 따스한 봄이 왔다는 눈물겨운 사실을 증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계절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찾아오고, 꽃은 저 낮은 땅의 사람에게도 기꺼이 온몸으로 피어난다. (162쪽)

 

사람들은 "왜?"라고 묻지만 우리는 "어떻게"가 더 중요한 숙제다. 일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진행할 것이며, 함께 어떻게 지낼 것인가. 우리에게는 이게 중요하다. 일의 한가운데에서 자꾸 "왜?"를 되새기는건 그리 이로운 게 아니다. (272-273쪽)

 

원하지 않는 것은 선택하지 않으면 되고, 필요 없는 것을 배제해 가다보면 온전한 것만 남게 된다고.

그래, 어차피 이게 다 행복해지려고 하는 짓 아닌가. 지금, 바로 이곳에서, 행복해지기를 두려워 말고 그냥 이렇게 살다 디져불자!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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