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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우리 역사
강만길 지음 / 창비 / 199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한홍구 선생의 '대한민국사'라는 책과 여러가지로 비교가 되는 책입니다. 먼저 출판된 이 책이 월등히 낫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비슷한 점으로는 우선 단행본으로 출판된 점이 그렇고, 두 분의 현대사에 대한 냉정하고도 솔직한 시각이 무척 닮았습니다. 유사한 부분이 무척이나 많음에도 이 책에 우수한 점수를 주는 것은 저자의 연륜이 책에서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긴 인생 속에서 실제로 더 많은 것을 겪은 저자와 실제로 겪은 것 보다는 전해 들은 것이 더 많은 저자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같은 사건에 대해서 한홍구 선생의 흥분보다는 강만길 선생의 차분한 설명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더 사건을 냉철하게 판단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차분히 진행되는 강만길 선생의 강의는 그래서 더욱더 우리에게 과거의 오점에 대해서 반성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반대파까지 할 말없게 만드는 치밀한 논리와 자료는 우리 시대에 절실히 요구되는 대화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강만길 선생님은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과거사 바로잡기와 관련된 곳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보수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자리에 있음에도 별탈없이 차분히 직분을 다하시는 것만 봐도 역사학자가 갖추어어야 할 덕목이 뭔지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