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그림으로 읽기 아트가이드 (Art Guide) 6
권오숙 지음 / 예경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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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셰익스피어 희곡 안내서

 

학부시절 영문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셰익스피어' 강좌는 당연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품을 원서로 읽어야 하거나 (쓰여진) 당대의 표현들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 만만찮다는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그 수업을 어려워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두려움이 컸지만, 어쨌거나 도전의 가치가 있었다. 셰익스피어에 대한 막연함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었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 하나하나를 짚어보기에 한 학기는 너무 짧기만 했다. 사실 햄릿과 그의 독백, 고어표현과 씨름하느라 한 학기가 다 가버렸다. 이후 '영미희곡' 수업도 챙겨듣고, 그 외의 영문학 수업들을 통해 셰익스피어를 만났지만 갈증은 여전했다. 사실, 셰익스피어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의 작품을 영화한 것들을 챙겨보거나 영문학 개론이나 간단하게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정리한 요약집 등을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다시 기회가 있겠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어오던 차, <셰익스피어, 그림으로 읽기>를 만났다.

 



 

분량 440여페이지, 표지그림이 꽤 멋스러운 양장, 고급스러운 종이질, 깔끔한 본문편집, 양호한 그림인쇄상태 등 나무랄 데가 거의 없는 멋진 책이었다.
무엇보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의 만족감이란 이루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의 희곡 37편 모두를 볼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감에 선택했지만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못했다. 진수성찬을 다 소화시킨 기분이랄까.

 

이 책은 내가 익히 알고 있었던 셰익스피어의 작품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그 내용을 제대로 알게 된 희곡들 그리고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들을 짚어주고 있었다. 차례를 보아 알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은 비극, 사극, 희극 순으로 전개된다. 지은이는 각각 작품의 개요, 주요 플롯, 감상 point, 그리고 그 작품을 주제로 한 명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품의 줄거리와 인상깊은 대사들 정도가 정리되어 있는데, 앞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제대로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감상 Point'가 제시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영문학 공부를 통해 익숙한 관점들도 많았지만, 이런 부분들을 알고 작품을 보면 흥미와 즐거움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괜찮은 번역서들이 많아지긴 했어도 셰익스피어 희곡은 원전으로 읽어야 제맛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모든 작품을 단번에 다 읽어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당분간은 이렇게 그의 작품을 맛보는 것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참으로 멋진 경험이었다. 더불어 명화를 통해 다양한 미술 양식과 회화기법 등에 대한 상식도 알게 되고,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물들이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가를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덧.
다른 분이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이렇게 고급스러운 책에 책갈피끈이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쉬웠다. (대충 곁에 있는 책갈피를 사용하긴 했지만 ^^;) 그리고 그림색인도 있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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