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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씩 빨라지는 째깍째깍 마을 ㅣ 한울림 별똥별 그림책
이사벨라 파글리아 지음, 프란체스카 아이엘로 그림,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8월
평점 :
치열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육아에 집중하고 직장 생활에 적응하느라 나보다 타인의 삶을 우선에 둔 시절을 살고 있다. 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바쁜 일상, 마음은 느긋함을 잃지 않고 싶다. 여유를 갈망한다.
분주하게 움직이다 잠시 잠깐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 매일 약간의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
정말 짧은 시간밖에 못내고 있다.
그래서 책 한 권을 다 읽어내는데 여러 날을 쓴다.
이런 내게 그림책은 짧은 시간에 긴 여운이 남는 다양한 생각을 선물해준다.
두께가 얇은 그림책을 종종 읽는 이유다.
책 뒷표지에 ‘시간에 쫓겨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이라는 글을 미리 살피고 <1분씩 빨라지는 째깍째깍 마을>을 읽는다.
째깍째깍 마을의 시계는 날마다 1분씩 빨라지는데, 전 날보다 1분씩 더 서둘러야 하는 어른들은 아주아주 바쁘다.
아이들만이 천천히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도서관과 서점이 문을 닫았고 책들이 사라졌다.
공원의 벤치는 녹슬고, 화단의 꽃들은 시들었다.
천천히 시간을 내어 보살펴줘야 하는 것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째깍째깍 마을에서는 색깔, 향기, 소리도 사라졌다. 자연이 사라진 것이다!
시간에 쫓겨 뛰어다니느라 너무 바빴던 어른들은 먹을 것이 없어지고 나서야 마을의 변화를 눈치챈다.
자연을 다시 되돌리는 데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
“1분 1초도 어긋나지 않았는데, 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아이를 통해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알게 된 어른들.
문제는 시계였다. 시곗바늘이 아닌 자연의 시간을 따라야 한다.
“맞아요!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함께 어울려 살아가지 않으면 안 돼요. 사람, 꽃, 벌, 식물, 동물, 모두 다요! 자연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줘요. 누구도 자연 없이 살아갈 수 없죠. 그런데 어른들은 돌보는 걸 잊어버렸어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흐르고...
째깍째깍 마을 시계는 더 이상 빨라지지 않았다.
‘서로를 돌아보고 돌보는 동안, 모두가 행복한 생활을 되찾았답니다.’
어른들이 바쁘게 사는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어서일거다.
너무 바쁘게 지내다보면 옆에 이미 와 있는 행복을 지나치게 된다.
매일 짧은 순간이나마 그 행복을 야무지게 챙기려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이야기였다.
더불어 자연을 꾸준히 돌보는 일의 중요성도 잊지 않아야겠다.
자연의 시간을 따라 각자의 초록동산을 돌보기!
202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