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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휠체어 위의 유튜-바, 구르님의 유쾌하고 뾰족한 말 걸기
김지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장애가 있는 삶은 비장애의 삶과는 다를 것이라는 속단. 불편할테고, 불안할테고, 일상의 많은 것이 도전일테고.
사소한 아픔에도 수선을 떨며 온갖 앓는 소리를 내는데… 완치가 없는 신체적 장애 상태로 살아간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삶일까 깊게 생각해보고 싶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모든 경우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장애가 있는 이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도 녹록치는 않다.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오롯이 겪어내야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었다. 그래서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피하고 싶기도 했다. 타인뿐만 아니라 나 자신마저 동정해야 할 때가 있었던지라… 휠체어를 타는 구르님이 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과 읽는 내내 불편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책장을 펼치기 전부터 부딪혔다.
천천히 읽었다.
부제가 적절했다.
유쾌한 글, 깊은 생각을 여는 글이었다.
읽으면서 '엇! 이 사람 왜 이렇게 글을 잘 쓰지?!' 생각했다. 뻔한 에세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 젊은 작가의 필력과 진정성있는 자기 이야기에 쏙 빠져들었다.
소감을 어찌 정리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우선 작가의 가족들과 작가의 따뜻함, 속깊음, 유머러스함에 적잖은 감동을 받았고, 휠체어에 앉은 삶에 대해 더 자주, 더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잔잔하고 사소하게, 그들의 삶이 누구나에게 익숙한 풍경이 되길 소망하게 되었다.
동정으로 비춰지지 않는 따뜻한 시선으로 나와 다른 타인들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휠체어를 타는 이들뿐만이 아니라 많은 다양한 상황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그들의 삶이 실험과 위기와 슬픔에 위협받지 않길 바란다.
구르님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는 책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수십년간 장애이해교육을 받았고,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이 책이 내게는 최고의 장애이해교육 자료였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구르님의 이야기를 읽게 되길, 그래서 사회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준비와 배려에 좀 더 애쓰기를 기대해본다.
이 책 이야기를 주변과 기꺼이 나누련다.
20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