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가로막는 벽
김성환 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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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가로막는 벽>

  책을 읽는 내내 두껍고 높은 벽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교육 현장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지면에 펼쳐지니 마음이 답답하면서도 이것이 공론화되어 다행이라는 안도가 뒤따랐다. 해가 갈수록 수업 전문성을 기르는 일보다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일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더랬다. 그러다가 2020년을 기점으로 교사의 업무는 예상치 못한 영역으로 더욱 확장되었다. 이전에도 수업 연구는 학교에서 미처 다하지 못해 늘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마쳐야 하는 일이었지만, 갑자기 비대면 수업인 원격 수업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린 뒤부터는 플랫폼을 관리하고 여러 가지 편집 프로그램의 기능을 익히고, 온라인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일까지 더해져 더욱 고된 날들이 이어졌다. 방역과 관련한 각종 업무들은 물론이고, 기존과는 다른 카테고리로 운영되는 각종 사업들과 예산 관련 공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날아들었다. 순수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의 마음과 만나는 일에 집중할 수 없게 하는 현실들에 자괴감도 들었지만, 힘겨운 와중에도 함께 교재 연구를 하고, 어려운 시간들을 견디는 우리 스스로가 기특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탁월한 정답을 발견할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교사들이 처한 어려움을 구체화하고 공론화하는데 이 책이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현실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이 교사들로 하여금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움직임에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조금 기대해 본다. 교사가 수업을 연구하고, 생활지도에 집중하고 싶어한다는 건 교사들만 공유하던 희망이었던 것 같다. 행정 업무를 하고, 기안문을 작성하고, 보고하고 제출할 자료들을 작성하느라 수업시간까지 쪼개어 일을 하고 있노라면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싶어 짜증이 치밀곤 했다. 그렇게 일을 하고도 다 마치지 못해, 매번 새벽녘까지 수업 자료를 준비하고 있노라면 워라밸 따위는 꿈도 못꾼다. 해마다 의무적으로 들으라는 연수는 또 왜 그리 많은지, 정작 듣고 싶은 연수, 교실 현장에서 적용해보고 싶은 내용이 있는 관심가는 연수 까지 챙겨듣는 게 녹록치 않다. 책 속에 몇 가지 괜찮은 사례와 제언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뒷 표지에 성기선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관계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점에 공감한다. 학교가 교사들과 학생들이 진정 배움과 가르침의 행위로 만날 수 있는 현장이 되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학교와 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아차리기를 바란다. 


20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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