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블렌디드 러닝 수업 -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 수업 실천 사례
김성현 외 지음 / 지식프레임 / 2020년 12월
평점 :
블렌디드 러닝 수업 Blended Learning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수업 실천 사례
코로나19 위기로 지난 2020년 전세계 교육 현장은 그 어느 분야 못지않은 충격에 휩싸였다. 아이들이 등교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학교 휴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학교와 가정은 모두 전면 원격수업 운영 및 참여라는 낯선 형태의 교실을 마주해야 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내게도 전면 원격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학습 내용을 전달하고, 피드백하는 일은 만만찮은 도전이었다. 그 일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쉽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과제 제시형을 비롯 쌍방향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원격 수업을 원만히 운영하기 위해 이전보다 몇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등교 수업을 위해 해야 했던 기본 교재 연구에 원격 수업을 위한 재구성과 변형은 필수였고 학습 분위기 조성 및 동기, 집중 유발을 위한 다양한 학습 자료들을 더 준비해야 했다. 또한 다양한 플랫폼을 탐색하고 조작 기능을 숙련시켜야했으며, 성취 수준의 도달을 도울 수 있는 적절한 자료들을 찾기 어려울 때마다 직접 영상 자료를 녹화, 편집해야 했다.
기존에 많은 사람들이 접하던 인터넷 강의, 방송 강의, 화상 강의, 거꾸로 교실 수업 등의 소스를 참고하긴 했으나 기기 환경이나 통일된 플랫폼 등의 환경이 원활하게 조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교사들이 고군분투했다.
그렇게 어찌어찌 겨우 원격수업을 운영하던 중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변화에 따라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이 병행되는 본격적인 블렌디드 러닝 상황이 펼쳐졌다. 나름대로 2020년을 전후로 출간된 여러 블렌디드 러닝 수업 관련 도서들을 탐독하고, 등교 수업의 특성과 원격 수업의 특성을 구별하며 수업을 준비했다.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요령이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힘들었다. 모든 교과 전 차시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하는 와중에 비슷한 사정을 경험하고 있는 선생님들과 상황을 공유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근의 초등학교 중 전 교과 전 차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는 매우 드물었다.
<블렌디드 러닝 수업>에서 나누는 수업장면은 정말 유용했다. 내 수업 장면을 돌이키며 공감가는 부분, 동조가 되는 부분, ‘아,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깨달음이 느껴지는 부분 등 매 쪽 매 쪽을 공들여 읽게 되었다. 블렌디드 러닝에서 학부모의 역할이나 Q&A를 뒤에 덧붙인 것도 좋았다. 1년여 블렌디드 러닝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교사의 삶, 그동안 수업 준비, 수업 실행, 피드백 고민 등으로 피로감이 엄청났다. 그러나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연결’할 수 있게 된 내가 기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블렌디드 러닝 수업>을 읽고 나의 노력, 2020년 모든 교사의 노력이 우리 나라 블렌디드 러닝의 미래를 더욱 밝혔음을 확신했다. 혼합수업 실시로 그 어느 때보다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과 학습 플래너로서의 교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미래 교육을 생각할 때 자녀의 멘토가 되어야 하는 학부모들의 역할도 빠뜨릴 수 없다. 위기로 교사, 학생, 학부모가 모두 성장했다. 처음은 열악했지만, 이제 혼합학습, 혼합수업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블렌디드 러닝 수업>같은 수업 사례집이 계속 뒤를 이어 와주길 바란다. 교사로서, 학부모로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20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