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커다란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꼬맹이라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앙리의 말을 도통 알 수 없었지만 마음을 읽어주고 싶었던 아빠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 읽게 된 그림책, <커다란 일을 하고 싶어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 아이와 최선을 다해 소통하려는 것, 그리고 기다려주는 것. 어른의 입장에서 읽다 보니 아빠 모습에 마음이 먼저 가 닿는다. 대화를 나누기에 바닷가 산책은 꽤 괜찮은 선택이다. 아이였을 때 앙리와 같은 고민을 했었나 자문해보는 아빠, 아이의 고민을 소중하게 여기고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나눠주는 아빠.
“앞으로 살다 보면 작은 일이라도 커다란 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차차 알게 될 거야.”
파도에 밀려 바위틈에 갇힌 물고기를 다시 바다로 보내주는 앙리.
작지만 커다란 일.
많은 아이들, 많은 어른들이 커다란 일을 해내고 싶어한다. 그 일을 명확히 무엇이라고 설명은 못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많은 일들 앞에서 사람들은 답답해 하고 조바심을 낸다. 작은 일이 큰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은연중 깨달은 적이 있었던 어른들마저 자녀가 무슨 일에서든 큰 성과를 내길 기대하거나 심지어는 다그치기까지 한다. 커다란 일을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몰라 화가 난다는 학령기 아이에게 무심히 “공부나 해.”라는 말로 대응할 법한 어른들의 모습이 바로 떠오르는 건 무리가 아니다.
아이와 진정 마음을 잇고 싶은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 할 그림책, <커다란 일을 하고 싶어요>.
아이의 꿈 찾기, 아이의 성장을 돕는 부모, 작은 일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마구 스케치하고 대충 채색한 듯 느껴지는 삽화도 따뜻했다. 아이와 부모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생각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참 좋았다. 뉴욕타임스가 올해 주목할 만한 그림책으로 선정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