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하얀 돼지 루루가 산에서 데굴 데굴 데굴 데굴 굴러떨어졌어요.
그리고 딱 한마디만 외친 다음 기절해 버렸지요.
괴물이다!
컴컴하다. 긴박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한밤중 파라파라산>은 단숨에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괴물이라니?!
괴물의 저주에 걸린 구슬마을, 난리법석 그 자체다. 이 위기를 이용하는 어른들. 자꾸 징징대면, 빨리 숙제하지 않으면, 또 말썽 피우면, 늦게 자면, 밥 투정하면, 동생을 괴롭히면 괴물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아이들은 괴물의 정체가 궁금하다. 한편 구슬 마을에 벌어진 일들을 들으며 자신의 삶과 견주기도 하고 기시감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듯 하다. 괴물의 정체가 밝혀졌을 땐 예상했다는 듯 처음부터 자신은 무섭지 않았다는 의기양양함을 보이는 아이도 있고, ‘그거였구나’ 읊조리며 허탈해하는 아이도 있었다.
조금 긴장하고, 조금 웃으며 읽었던 이 책에는 두려움의 실체를 알고 마주하기, 마냥 두려워할 필요없이 침착하게 대응하기를 당부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아이를 향한 부모의 바람, 세상을 향한 아이의 꿈’이 담긴 책을 만들고 싶어하는 출판사의 의도와 딱 맞는 책이다. 그림도, 내용도, 소재도 모두 마음에 든다. 주위에 기꺼이 추천할 수 있겠다.
2019.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