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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ㅣ 토토의 그림책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이토 아사 자문 / 토토북 / 2019년 3월
평점 :
표지를 대충 보고 상상력과 관련된 내용의 책인 줄 알았다. 책을 다 읽고 다시 표지를 보니 ‘아!’ 하는 깨달음이 온다.
별지로 곁들여진 ‘숨은 이야기’를 보니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는 인문학자 이토 아사의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를 바탕으로 삼아,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가 이토 아사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만들었다고 한다. ‘장애’, ‘보통’, ‘정상’의 개념을 떠나 나와 다른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아량과 합의가 있다면 가능한 ‘재미(있어도 돼)’, 이 책은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에 관한 책이다.
우주 비행사인 주인공은 온갖 별을 조사하고 다닌다. 때마침 방문한 별엔 눈이 세 개 달린 사람들이 산다. 그들에게 등을 볼 수 없는 두 눈을 가진 주인공은 불쌍한 사람이다. 그래서 배려도 받지만 태어날 때부터 ‘뒤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을 만나니 더 편안하게 느낀다.(사실 주인공은 어느 별에 가도 ‘희귀한 몸’이긴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과 보이는 사람의 생활의 차이점,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세상을 보고 느끼는 방식 ‘보이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원래 조금씩 달라
저마다 보는 법과 느끼는 법이 있거든
몸의 특징과 겉모습은 탈것과 같아.
탈것에는 저마다 좋은 점이 하나씩 꼭 있어.
하지만 자기가 탈것을 정할 수는 없어.
그 사람의 속마음은 그 탈것을 계속 타고 온 그 사람밖에 몰라.
힘든 일이나 하고 싶은 것도 마찬가지야.
...중략...
하지만 내가 만일 ‘희귀한 사람’이라면 자꾸 말을 걸어 주면 기쁠 것 같아.
그리고 자기와 다른 사람과도 생각한 것, 실수한 것, 발견한 것을 서로 나누면 모두가 ‘우아-!’하고 놀랄 거야.
‘우아-!’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 것 같아.
최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읽게 된 책이라 좀 더 많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구를 떠나 더 많은 다름을 직면하게 되면 이 좁은 세상에서 서로 다르다는 걸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세상을 보고 느끼는지 또는 나와 어떤 점에서 같은지 등을 궁금해하며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용기를 내게 하는 책. 이런 이야기를 많은 아이들이 읽고 나누며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지는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비축하길 바란다.
2019.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