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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밥 사 먹는 아이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6
팻 플린 지음, 김호정 옮김, 톰 젤렛트 그림 / 책속물고기 / 2018년 9월
평점 :
매일 밥 사먹는 아이
“누구에게나 특별한 재주가 있는 법이란다. 단지 너희들 스스로가 아직 깨닫지 못했을 뿜이야.”
교장 선생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면 나는 운이 아주 좋은 편이다. 나는 이미 내가 어떤 재주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p.8)
가진 돈 안에서 최고의 음식을 골라 줄 수 있는 ‘메뉴판의 신’, ‘매점의 전설’인 매튜는 뚱뚱하고 외톨이긴 하지만 속깊고 선한 아이다. 그런 매튜의 참 모습을 알고 초코 우유 당첨 기운을 장착시켜주는 매점의 젠 누나, 매튜의 마음씨를 알고 매번 다가와주는 케일라, 직장일 때문에 바쁘고 힘들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아들을 보살피는 엄마가 있다. 그래서였을까. 매튜는 누구도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왔지만 스스로 변하겠다는 의지로 용기를 냈다.
“아주 힘든 일이라도 꼭 해내고 말겠다는 용기를 칭찬해 주고 싶다.”
“축하한다, 매튜.”
선생님이 내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사실 나는 너무 숨이 차서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p.88)
지금껏 내게 갈망이란 맛있는 음식에 대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가 느낀 것은 즐거운 삶에 대한 갈망, 바로 그것이었다.(p.123)
나는 성장 동화가 참 좋다. 등장인물들이 다양한 갈등을 경험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결국 어떤 길에 닿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함께 호흡이 가빠지지만 결국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게 좋다. 모든 이야기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성장 동화의 결말은 대부분 행복하다. 책장을 덮는 순간 ‘잘 됐다’, ‘이것으로 됐다’라는 안도감이 스며든다. <매일 밥 사 먹는 아이>는 외모에 대한 편견과 다름에 대한 배척, 가족이나 친구 관계에서의 갈등 및 회복, 그리고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소재, 등장인물들.(중학년 이상 권장) 사려깊은 아이의 시선에서 적당히 담담한 필체로 써내려간 적당히 유쾌하고 적당히 짠한(?!) 이야기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진정한 아름다움과 아름다운 관계에 대해 진지한 깨달음의 시간을 갖게 됐다. 책의 뒷표지에 쓰인 매튜의 말도 많은 아이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자리할 것 같다.
이 글을 나의 소감 네 글자로 마무리하련다.
강력추천 ^^
날씬해졌다는 뜻은 아니야. 여전히 나는 이 학교에서 가장 뚱뚱하고 배가 나왔지. 그리고 지금도 나는 ‘최대 행복’을 너희에게 선물하는 ‘매점의 전설’이고, 앞으로도 너희에게 행복을 줄 거야. 달라진 것 내가 먹는 것 말고도 좋아하고 바라는 것이 생겼다는 거야. 우리 모두가 그런 것처럼 말이야.(뒷표지 글 중에서)
2018.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