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와 감수성이 살아나는 공감 수업
인지적 배움과 정의적 배움이 있는 ‘공감’을 녹여낸 수업, 공감이 갖는 특별한 힘을 체감하는 수업을 디자인하다.
삶과 분리되지 않는 배움을 추구하며 수업 속에서 성장하는 교사, 사회과 교사이며 수업 친구인 부부 교사가 쓴 수업 성찰 일기
교사라면 누구나 자신의 수업이 학생들에게 의미가 있길 바란다. 나름대로 교재 연구와 각종 연수를 통해 자신을 단련하지만 통제되지 않는 부분과 마주할 때마다 한계를 실감한다. 특히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교육을 추구하는 사회과에서 타인과 사회를 공감하고 정의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실천력을 배양할 수 있는 수업을 준비한다는 건 어깨 위 무거운 짐처럼 부담스럽다. 수업 속에서 나를 마주하고 성찰한다는 건 쑥스럽기도 하고 부끄럽다. 그런 면에서 <공감 수업>을 읽으며 내 수업을 성찰하고 학생들 및 동료들과의 배움 활동에 의욕을 갖고 싶었다.
두 저자는 교사의 교육과정 문해력과 교사들 내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하고, 실제 수업 장면과 성찰 일기, 집단 지성의 성과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학생, 교사의 긍정적인 변화를 제시한다. 그리고 ‘내 어릴 적 자화상’, 한일청구권 협정/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베트남 파병의 주제에 배움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담은 활동지, 정치참여수업, 해시태그달기 운동, 인권감수성 수업 등 삶과 사회, 인간에 대한 통찰을 기르고 공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수업 장면을 나눈다.
p.195
수업에서 ‘공감’이라는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교사와 학생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 배움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가 사회를 바라보는 세심한 안목과 영민한 감수성이 필요하다. 교사는 일상에서 학생들과 연결되는 학습 주제를 찾고 학생들의 시선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은 이를 자연스럽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 속에 녹여야 한다. 그리고 정서적 공유에 앞서 인지적 판단 및 인지적 수용이 필요하다. 인지적 배움이 없는 정의적 배움은 학생들의 실천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p.198
학교에서 효율성의 강조는 수업에서 측정가능한 수치를 담아내는 것을 추구하게 되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 공감과 같은 정말 중요하지만 측정 불가능한 교육적 가치와 개인적 역량들이 모두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게 된다. 효율성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 삶의 근원이 되는 자신의 내면을 접근해 보고 타인과 사회에 대해 공감해야 한다. 자신의 느낌과 타인의 느낌에 다가가기 위해 직접 해보거나 직접 느껴보는 것은 작위적일지라도 대단한 위력을 갖는다. 또한 우리의 청소년들이 편견없이 온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감수성이 살아있고 생각이 유연하고 더 다채로운 사람들과의 정서적 만남이 필요하다. 편견없는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려면 공감이 실천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배움의 과정을 통해 ‘잠재적 실천력’을 내면화한다.
두 선생님의 기록을 엿보고 교사의 반성과 성찰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수업 전후로 ‘성찰일기’를 써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수업 장면들을 통해 수업 아이디어도 얻었지만, 무엇보다 교사들간 수업 나눔이 더 많아지고 좋은 리더도 그만큼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과 학교민주주의 정착과 더불어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기능하는 학교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저자들의 말처럼 ‘공감’에 답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기록 나눔도 결국 함께 느끼고 배우고 성장하자는 응원일 터, 공감하고 실천하는 교사로 거듭나보겠다.
p.186
“타인을 공감하는 것에는 특별한 힘이 있어요. 공감은 공공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책임감 혹은 정의감, 그리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따라서 공감은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힘을 갖고 있지요.”
2018.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