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교과서 속 감동 명작 2 옛날 교과서 속 감동 명작 2
심만수 엮음, 전필식 그림 / 살림어린이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복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주위 사정도 다 비슷했던 것 같다. 동네에 제대로 된 도서관도 없었고, 요즘처럼 학교내 도서관(실)이 있지도 않았다. 해마다 새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기회라곤 새 학년 교과서들과 학급 친구들이 집에서 한 두권씩 가지고 와 모아둔 학급문고였다. 3월이 되면 교과서에 실린 모든 글과 학급문고로 모아진 책들을 한 번은 다 읽고, 그 해가 마칠 때까지 읽은 것을 반복하여 읽는 것이 나의 독서였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교내도서실의 책들을 '대출'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는데... 책에 대한 건전한 갈증을 잊지 않고 내 삶의 중심을 잡아준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번 되새김할 수 있었던 내 이전의 책읽기에 대해 지금도 '그 시절이 나쁘기만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5차 교육과정 시기에 초등학교(국민학교)를 다녔다. 당시 읽었던 책들 속 이야기는 지금 기억에도 교훈과 감동이 가득했다. (그 때 학급문고엔 애국심, 반공심을 고취할 수 있었던 이야기책도 많았다. ^^) 무엇보다 교과서 속 예화를 읽고 어린 마음에도 눈물을 흘릴만큼 감동을 받고, '나도 나중에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하는 다짐들을 키웠던 기억이 난다. 이것이 <옛날 교과서 속 감동명작>을 읽고 싶었던 동기였다. 특히 2권은 3~5차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이야기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이 앞섰다.


 


소감? 아, 정말 반가웠다! 모두 다 내가 아는 이야기,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이야기들이었다. 내가 배웠던 교과서 속 이야기가 아닌 경우라도 그 당시 읽었던 다른 책들 속에서 만났던 이야기들. 평소 성인 대상 도서를 많이 보다 큼직큼직한 글씨크기와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간추려진 분량이 새삼스레 여겨지면서도 기억하고 있던 감동이 다시 떠올라 마음 한 켠이 뭉클해졌다. (2권의 두번째 이야기 '불타 버린 집'을 읽다 어느새 눈물이 글썽글썽 맺혔더랬다. ㅠ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늘 '우리가 보고 있는 이 교과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래 고민하고 정말 우리가 꼭 나누어야 한다고 믿을 수 있는 중요한 이야기들로 꾸며진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다. 축약된 이야기를 읽기보다 원문(원서)을 읽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래도 지혜의 정수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아이들에게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교과서속 이야기들이 문제를 풀기 위한 단서를 뒤지는 데 급급한 본문으로 치부되는 것 같아 늘 안타까웠다. 그래서일까. '지금 아이들에게 옛날 교과서 속 이야기들도 억지스레 읽힐까?', '감동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까?'하는 의구심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부모 세대가 받았던 그 감동과 다짐들을 어쩌면 우리의 아이들과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이 생겼다. 초등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여전히 필요하다. 이 이야기들이 과거에 묻히지 않고 다시 빛나게 된 게 참 좋다. 다른 권도 만나봐야겠다. ^^



2015.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