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우네 텃밭 가꾸기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4
박소정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푸른 줄기 가득한 상우네 텃밭 풍경을 한참 바라보다 책장을 넘긴다.
자그마한 참새들을 보고 있자니 어린 시절 아침을 깨워주던 그 참새들이 떠오른다.
봄이 오자 상우네 가족은 흙을 뒤집어엎고 씨앗을 심는다.
어린 시절 우리 집에도 그리 작지 않은 텃밭이 있었다. 봄이 되면 할머니가 고추, 깻잎, 피마자, 토란, 옥수수, 상추 등을 심었고,(파, 호박도 기억난다) 마당 한켠엔 늘 채송화가 피었다. 여름이 되기 전엔 봉숭아를 심어 꼭 손톱물 들이는 일을 잊지 않았다. 가끔 어디선가 민들레 홀씨가 날아들면 노란 꽃들이 피기도 했고, 제비꽃이며 사루비아, 맨드라미, 개망초, 나팔꽃 등도 해마다 함께였다. 어릴 땐 마치 시골집 같은 우리집이 싫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낡고 초라했던 집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며 순수한 동심을 키웠던 예쁜 집이었던 것 같다. 그 후로 이렇게 오랜동안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지 못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상우네 텃밭 가꾸기>는 어린 시절의 집을 떠올리게 한다. 애석하게도 나는 밭 가꾸기에 동참한 추억이 없지만 말이다.
상우네 가족이 함께 텃밭을 가꾸어가는 과정은 참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상우와 지우가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 동참하고 열매 맺음을 상상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참 소중한 경험이다.
다양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그림도 인상적이다. 그림 하나하나를 보면서 실물로 다시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이가 좀 더 자라면 함께 이런 텃밭을 가꿔보고 싶다. 물론 그 전에 이 책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예쁘고 따뜻한 책이다. 그리고 텃밭을 가꾸고 싶은 마음도 쑥쑥 자란다. ^^
2013.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