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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나를 지켜 줘! ㅣ 소중한 가치 학교 5
박현숙 지음, 김미현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13년 1월
평점 :
해마다 새로 입학하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늘고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 둘 중 한 명이 한국인이 아닌 경우 중 후자인 경우가 더 많다. 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급에도 어머니가 외국인인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둘 있다. 둘 다 아직 저학년이기도 하고 보통의 한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외모와 (한국에서 나고 자라) 유창한 한국어 실력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 그래서 처음 학급을 배정받았을 때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둘 있다는 것에 대한(혹시 발생할 지 모를 일들에 대한) 걱정은 곧 쓸데없는 것이 되어 개인적으로 안도한 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알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의 시선을 느끼며 겪고 있는 외국인 부모에 대한 복잡한 감정, 달라보이는-외국인과 한국인에 경계에 있는 듯 보이는 외모, 외국에서 살다 와 유창하지 못한 한국어와 학업수행의 어려움 등을 말이다. (실제 우리 학교에도 그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스스로 극복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그 아이들과 그 가정을 바라보는 또래와 주변 시선의 변화와 그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절한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형, 나를 지켜줘>와 같은 책이 쓰여진 것은 환영할만하다. 다문화 가정의 작은 단면, 새어머니가 외국인인 아이, 외국에서 살다 온 아이. 새롭게 꾸려진 가정에서 형과 동생으로 만난 두 아이의 학교생활은 그다지 순탄하지 않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위기를 잘 견뎌낸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아이의 담임선생님의 역할은 매우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그 선생님이 (다문화 가정에서 성장한 것까진 아니어도) 어머니가 외국인이었던 성장배경을 갖고 있고, 지금은 교사라는 직업을 가질만큼 충분히 제 능력을 발전시켜 왔으며,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가는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었던 것이 갈등을 빠르게 해소시킬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가 되었을 터. 책을 읽는 내내 나도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었음은 당연했다.
아이였던 때가 있었지만 가끔 그 시절의 나를 잊게 된다. 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아이들 책을 읽는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추천해주고, 그 아이들의 생각을 다시 듣는다. 오늘도 나와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간다.
<형 , 나를 지켜줘>와 같은 '소중한 가치'가 담긴 책을 읽는 것. 유익하고 따뜻해진다.
2013.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