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말이 예쁜 아이 말이 거친 아이 - 더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우리 아이 언어습관
공규택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10월
평점 :
요즘 아이들의 말버릇 때문에 걱정이 많다.
선생님인 내 앞에서도 욕설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고, 화가 나면 들어본 적도 없는 단어들을 뱉어낸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거친 말, 험한 말을 쓰는 아이들에게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의 감정이 어떤지, 즉 내 감정이 어떤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타이르곤 하지만, 이미 입에 붙어버린 말들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예쁜 우리 아이들의 입에서 예쁜 말들이 보석처럼 쏟아지게 할 수 있을까?
내가 먼저 그런 말을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지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최근 EBS 다큐프라임 '욕, 해도 될까요?'라는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보여준 바 있다.
아이들이 놀라워하고 욕설을 사용하면 안되는구나라는 자각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게 한 그런 프로그램을 제작한 사람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말이 예쁜 아이 말이 거친 아이>는 그래서 눈에 띈 책이다.
1장은 문제를 제기하고 2장은 어째서 아이들의 언어 습관이 중요한가에 대한 이야기, 3장은 아이들의 말을 변화시키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 4장은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줄임말이나 은어, 표현들을 예쁜 순우리말로 소개한다.
공감하는 바가 있어 쉽게 빨리 읽은 책이었다. 지은이가 아무래도 국어 선생님이어서인지 글이 잘 읽힌다. 책을 다 읽고 느낀 점은 어쨌든 어른들의 역할이, 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들로부터 끊임없이 생산되는 아름답지 않은 표현들이 어느새 우리 일상에 뿌리를 깊게 내렸다.
TV를 많이 보지 않는 편인데다 인터넷 신조어에 민감하지 않아서였는지 아이들이 하는 말, 심지어는 어른들이 하는 말도 제대로 못 알아들어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안습, 듣보잡, 레알, 헐 등의 알 수 없는 단어들이 조합된 말을 들으며 이게 과연 한국말인가 싶었다. 아이들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야만 했다. 내가 그 단어들을 알아야 아이들에게 어떻게 바꿔 표현할 수 있는지 말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언어 습관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이 좀 더 알려져서 사회 전반적으로 우리말이 아름답고 따뜻한 말로 쓰여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잘 읽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말이 거친 아이를 설득할 수 있는 좀 더 강력한(?) 가이드를 기대했었는데 그 부분이 약했던 것 같다. 시간나면 2장에 제시된 내용을 정리해 아이들과 예쁜 말을 하면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
2011.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