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알아야 하는 한국음식 상식

한국음식문화박물지
황교익 지음 / 따비 / 2011년 9월

음식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나열해 둔 책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가 다 읽고 나서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심정이 되었다.

누군가 한국의 음식이란 무엇인가 묻는다면 뭐라 답할 수 있을까?
전같으면 발효 운운하며 김치 이야기도 좀 하고, 즐겨 먹는 김밥, 떡볶이, 비빔밥, 삼겹살 등 생각나는대로 떠들어댔겠지만 지금은 솔직히 자신이 없다.
<한국음식문화 박물지>는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음식들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우리 나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의 근거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요구한다.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 특별한 날 먹던 음식들에 대한 향수를 떠올렸고, 새로 알게 된 사실에 멋적어지기도 했다. 어디 가서 음식에 대해 섣불리 아는 체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저자가 이 책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을지 보지 못했어도 알 것 같았다. 음식들의 기원이니 유래,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자리하고 어떻게 조리되며 유통되는지, 그 음식들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 혹은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등. 단번에 많은 것을 알게 되니 얼떨떨하다. 무엇보다 우리 음식이 다른 나라 음식들 사이에서 우리 땅에서 나는 식재료를 통해 진정한 제 맛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선다.
통독을 하라는 저자의 권유에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지만, 한 번 읽고 덮어버리기는 아쉬운 책이다.
음식을 소재로 한 책을 읽어본 적이 드문 내게 이 책은 매우 흥미로웠다. 음식별로 한장씩 할애한 지면에는 음식에 대한 간단한 정보와 더불어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들이 새겨있다. 저자의 탄식이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가 함께 고민하며 걸어가야 하는 길이리라...

20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