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치, 방향치다. 한 번 간 길은 당연히 기억 못하고, 뭐가 어디에 붙었는지 매번 한참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학창시절 제일 어려웠던 공부가 지리였다. 백지도를 보고 있으면 어떤 나라가 어디에 있었는지 도통 알 수 없어 막막했었다. 선생님들은 어쩌면 그리도 칠판에 슥슥 지도를 그려내고 콕콕 여기가 어디며 저기는 어디인지를 잘 아는 걸까 속으로 감탄하곤 했는데... 막상 아이들에게 지역과 나라에 대해 가르쳐야 하는 교사가 되니 아니나 다를까 지리 영역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래서 지리와 관련해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도움이 될만한 책들을 한 권 두 권 구입해서 보던 찰나에 이 책의 출간을 알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도 이건 나를 위한 책이구나 싶었다. ^^
일단 내용도 그림도 모두 친절해서 마음에 든다.
본문은 두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여기가 어디일까요?)는 여러 나라의 위치와 수도를 외우는 지루한 지리 때문에 힘겨워하는 나같은(^^;) 초등학생들을 위해 왜 지리를 알아야 하는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지구, 대륙, 위도와 경도, 시차와 계절 등 지리와 관련된 과학적 지식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 뒤 본격적으로 지도 읽기에 들어간다. 공부할만큼 공부했다 하더라도 어떤 절차와 위계로 아이들에게 지리와 관련한 개념들을 설명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터라 정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심정이었다.
2부(세계에 온 걸 환영해요)는 예상대로 세계 여러나라의 위치, 도시, 지역과 관련된 이야기, 지리적 특성 등의 내용이 그림과 함께 전개된다. 내용이 지나치게 많거나 어렵지 않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부담이 크지 않고 원색을 많이 쓰지 않은 것아 눈의 피로도 덜해 한참을 바라보기에도 좋았다.
제목에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해서 딱 초등학생 수준의 책이라고 여기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이다. 지리 영역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학생 이상의 학생들이나 성인들에게도 유익하리라 본다. 일단 나에게 유익했고, 앞으로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201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