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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아이들의 특별한 이야기 - 특수아동과 함께 하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외 지음, 이인경.서혜전 옮김 / 이너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부서졌어도 아름다운...
8개의 장(적응, 감사, 이정표, 장애를 딛고서, 지역사회, 형제자매 간의 즐거움, 조기학습, 독립심을 키우며), 88편의 이야기를 하루에 적게는 한편, 많게는 대여섯편씩 읽다보니 거의 한달이 걸려 이 책을 다 읽었다. 사실 나는 책 한 권을 빠르게 읽어버리는 편이다. 삼백구십여페이지 분량에 이처럼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수필류의 글을 담은 책은 한두시간안에 읽어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어내는 데 이만큼 시간이 걸린 이유는 다른 바쁜 일들이 많았거나 혹은 책 읽는 일에 좀 게을러진 탓이 크겠지만 무엇보다 이 책이 단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든 여덟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쩐지 단번에 읽어낼 수가 없었다. 이렇게 여러 편의 글을 담고 있거나 한 쪽씩 사연이 담겨져 있는 단행본들은 늘 곁에 두고 하루에 오분에서 십분 정도 시간을 내서 읽는 습관이 들어서다. 그렇게 읽는 이유는 분량은 작지만 천천히 이야기를 음미해보고 싶기도 하고, 짜투리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기도 하다. 이 책도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잭 캔필드의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를 읽으며 몇 편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있어 이 책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었다. 기대는 빗나가지 않았다. 감동했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나는 교사다. 특수학교 소속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도 소위 특수 아동이라 불리는 학생들이 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특수아동을 만나본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특수아동이 있는 학급의 수업을 할 때면 늘 부담스러웠더랬다.(현재 아닌 과거임)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면 어쩌나,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에 함께 활동을 하다가도 그 학생들에게 시선이 자주 가게 되었었다. 아직까지 담임교사로서 그 학생들과 생활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앞으로 함께 하게 될 학생들 중 특수 아동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학생들에게 어떤 편견도 갖지 않으려고, 늘 그들의 가능성과 꿈을 보려고 애써왔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마음을 곤고히 다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책 중 나오는 이야기 중에서 언급되었듯 나 역시 내게 특정 장애가 생긴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거라고 혹은 꿈을 이룰 수 없을 거라고 절망할 거라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늘 내가 가진 감각들에 대해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보다 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마움을 말할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었다. 이 책에는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느껴질 수 있는 절망이나 불행을 딛고 일상의 작은 기적들 속에서 행복하게 그리고 천천히 함께 성장해가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 가족들의 이야기와 함께 하며 나 역시 기다림의 지혜와 나와 다른 영혼을 받아들이는 현명함을 배웠다.
‘해안에 널린 아무도 줍지 않는 부서진 조가비에서 우리는 아름다움과 소중함, 다양함이 함께 하는 것을 배웁니다’
그렇다. 책표지에 있는 이 글처럼.
다르다고 여겨질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품고 있는 ‘나와 다른 특별함’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자신있게 추천한다. *^^*
‘이 조가비들은 부서졌지만 아름다워요’(p132)
201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