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세상의 중심은 늘상 나였다. 세상에 생각이란 것을 하고 사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었던 것 같았다. 세상에서 가장 극적인 삶을 사는 것도 나였고, 나처럼 생각하는 존재도 오직 나 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은 나에게도, 또래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키가 작아 또래 사이에서 겪었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나 역시 나와 다른 사람들을 향해 편견 가득한 시선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우리 아이들도 그 시절의 나와 다르지 않다. 여전히 ‘나’와 다른 친구들에게 너그럽지 않다. ‘다름’을 ‘문제’로 여기고, 그 ‘문제’를 비난하거나 조롱한다.
뚱뚱한 친구, 한 부모 가정의 친구, 부모가 외국인인 친구, 공부 못하는 친구는 ‘나’와 다를 수는 있지만 ‘문제아’가 아니다. <나는 문제없는 문제아>는 바로 이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큰 글자와 정감가는 속그림,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친구들의 이름이 참 좋다.
보통 아이들에 비해 ‘다른 나’라고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이 ‘문제없는 문제아’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친구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나도 노력하겠다는 약속!
덧. 저학년문고긴 하지만 고학년에게 추천해줘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참 고학년(?)인 내가 봐도 생각이 많아지는 걸 보니 하는 말이다. ^^
2009.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