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평점 :
도서관 고양이의 위대한 로맨스
위대한 로맨스(313)
나는 고양이에 대해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고양이와의 에피소드라기보다는 고양이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과 포우의 '검은 고양이' 단편으로 인해 고양이에 관해서라면 섬뜻한 이미지가 마음 속깊이 자리잡은 뒤부터 공포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졌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한편으로 강아지라면 잠시 길러 본 적이 있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기로 한 것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다.
도서관 이야기라면 무조건 읽고 싶어하는 취향도 작용했고, 어째서 도서관에 고양이가 있게 되었으며,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어서 이렇게 책으로까지 소개되었는가 하는 궁금증과 더불어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킬 수도 있겠다는 호기도 있었다.
저자가 만난 아기 고양이, 그에게 '듀이'라는 이름이 붙은 사연을 읽고 나니 내가 생각한 그 '듀이'로부터 이름이 붙여진 것이구나 싶어 괜히 우쭐해졌다. 출발이 좋다.
이 책은 도서관 고양이 듀이와 더불어 도서관 식구들, 스펜서라는 꽤 정겨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인 비키 마이런의 자전적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저자의 서술이 듀이와 인연을 맺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와의 균형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듀이로 인해 더욱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고양이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동물이라고 생각해버렸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다. (어쩌면 듀이는 같은 고양이들 중에서도 꽤 훌륭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녀석이었을 수도 있다.)
저자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매우 불운한 가족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것을 견디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듀이처럼 헌신적인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누구라도 그 말에 동의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스펜서의 도서관을 방문하고, 듀이를 만나러 갔다. 나 역시 그 멋진 고양이를 직접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하지만 이미 듀이를 만나지 않았던가. 이 책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고 있는 듀이, 도서관 고양이로서 품위를 잃지 않고 그의 가족들(저자를 비롯한)과 친구들을 위해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준 위대한 고양이.
이 책의 뒷부분에 실려있는, 공감가는 저자의 말을 끝으로 본 리뷰를 마무리할까 한다.
-----------------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라. 그리고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라. 모든 사람들을 잘 대우하라. 좋은 삶을 살아라. 인생은 물질에 관한 것이 아니다. 사랑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 어디에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이런 것들을 듀이에게서 배웠다. 하지만 이러한 답들은 언제나 그렇듯 말은 너무나 쉽다. 내가 듀이를 온 마음으로 사랑했고 듀이도 똑같이 나를 사랑했다는 것 빼고는 모든 답들이 너무 단순했다.(330)
2009.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