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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 우리말로 펴는 이야기꽃 ㅣ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6
최종규 지음, 나유진 그림, 숲노래 기획 / 철수와영희 / 2025년 5월
평점 :
짧고 자극적인 미디어 콘텐츠들에 자주 노출되고 반응하게 되는 시대.
어원을 알 수 없는 변형된 표현들이 날마다 쏟아진다.
사람들의 말과 글이 점점 짧아진다.
어색한 표현들이 적당히 허용되고,
이해할 수 없는 표현들이 (인터넷) 밈이라는 문화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좀 더 바르게 사용하길 바라기에 알맞게 글을 쓰고 읽는 법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다.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은 아이들이 충분히 궁금해할만한 다양한 질문들을 담고 있다. 차례를 보며 나 역시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p. 11~12. 글이란, 우리가 나누는 말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담은 그림입니다. 마음을 담아내기에 말이고, 이 말을 담아내기에 글입니다. 그런데 글이며 말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살림이며 숨결이며 풀꽃나무이며 들숲바다를 가리키는 이름이니, 글하고 말을 짓는 바탕은 늘 ‘삶’입니다.
살아가는 하루를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마음에 담으면서 말이 싹틉니다. 어떻게 소리로 나타내야 어울리거나 알맞을까 하고 헤아리기에 말을 지어요. 이렇게 지은 말을 언제 어디에서나 눈으로도 알아보면서 나눌 수 있도록 단출하게 그림이나 무늬로 엮기에 글입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여진 글들이라 문장 하나 하나가 참 고왔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지식 정보 도서라는 이유로 가볍게 보고 놓아두기엔 아까운 책이었다.
말은 삶을 담기에, 다양한 터전의 말들, 저마다 다른 삶빛을 받아들이자는 이야기, 우리 손말(수화-일본말)에 대한 바람, 사투리를 ‘스스로 서는 말, ’스스로 사랑하는 말‘이라고 설명해주는 것, 저마다 살아가는 터전에서는 사투리를 쓰더라도, 나란히 어울리거나 만나는 자리에서 ’함께 쓸 말‘을 살펴야 하는 것 등을 따뜻하게 상냥하게 들려준다.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다양한 상식들, 관련된 단어들의 뜻, 사전 보는 법 등도 알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장의 고운말, 바른말을 써야 하는 이유는 우리 아이들에게 다 읽어주고 싶었다. 사랑과 더불어 온갖 예쁜 것들을 담은 말과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다져진다.
p. 147. 사랑을 되새기려는 생각을 마음에 담고, 스스로 빛나는 마음이 되고자 한다면, 우리 입에서는 어떤 말씨가 피어날까요? 사랑을 잊고서 스스로 빛을 잃으면서 말을 하면, 우리 입에서는 어떤 말씨가 튀어나올까요?
p.147. 모든 말은 바람이나 물 같아요. 바람은 온누리를 휘휘 돕니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은 우리 몸을 샅샅이 훑고서 바깥으로 나가더니 어느새 푸른별을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우리한테 와요. 바닷물은 아지랑이로 피어서 구름이 되다가 빗물이 되어 땅으로 스며 샘물로 이어요. 우리는 이 샘물을 마시고 오줌을 눈답니다. 이 오줌은 땅으로 스미어 다시 바다로 가요.
우리가 쓰는 말은 온누리를 두루 돌아가 언제나 우리한테 찾아온답니다.
...(중략)
살림말을 혀에 얹으면서 쓰기에 스스로 살림을 가꿉니다. 숲말을 마음에 담으면서 나누기에 스스로 숲으로 피어나며 싱그럽습니다. 꽃말을 고이 돌아보며 펴기에 스스로 곱게 피어납니다. 사랑말을 생각하고 그리기에 반짝이는 별과 함께 사랑하는 길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