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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은 2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목숨값이 가장 비싼달" 

짧기에 더 애틋할 수밖에 없는 2월.

2월에는 어떤 책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소설의 기술 -밀란 쿤테라 전집 11

밀란 쿤테라 지음 | 권오룡 옮김 | 민음사 펴냄

소설가의 소설이나 시인의 시보다 그의 에세이를 읽을 때 늘낄 수 있는 글의 맛이란게 있다. 김훈의 에세이가 그러하고, 최근에 읽은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가 그러했다. 산문이란 소설보다 정직하기에 나는 소설가나 시인의 산문을 즐게 읽게 되는 것 같다. 마치 멀게만 느껴졌던 선생님 댁에 방문하여 선생님의 일상을 본 후 급 친해진 느낌이랄까. 

이 책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유명한 밀란 쿤테라의 산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정확하게는 자신의 소설들에 대해서 쓴 산문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밀란 쿤테라의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하고 싶거나, 그가 쓴 문장의 맛을 더 진하게 느끼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이 책에는 어떤 밀란 쿤테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가 된다.




벼랑 위의 꿈들 -길에서 만는 세상, 인권 르포르타주

정지아 지음 | 삶창 펴냄

얼마 전 <현시창>을 읽고, 당분간 잔인한 현실에 내몰린 이웃들의 이야기를 외면하고 싶었던게 사실이다.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 우리는 그들의 이웃이니까. 아니, 그들이 곧 나이기도 하니까. "작가란 언제 어디서든 당대의 모순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작가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어디 작가뿐이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당대의 모순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증인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텔레마케터, 장애인활동보조인, 간호사, 택시운전사, 강정마을 주민, 드라마 보조작가, 오토바이 배달원, 요양보호사, 운동선수, 청년구직자, 영화 미술감독, 트럭 운전사 등 작가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도 귀기울여주지 않을 그들의 이야기를 우리 대신 담아주어, 고맙고 미안하다.


달콤한 소금 -사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맛내기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지음 | 길혜연 옮김 | 뮤진트리

솔직히 처음에는 요리 에세이인 줄 알았다. 그런데 반전! 평생을 학술 연구에 바친, 80세의 저명한 인류학자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라니! 게다가 이 짧은(94페이지) 책이 2012년 프랑스 서점계를 뒤흔들었다니! 흥미롭다. 저자는 "우리가 인생의 맛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글을 시작하는데... 요즘 나의 고민과도 맛닿아있다. 늘 같은 삶, 맛으로 친다면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그렇고 그런 맛'같은 삶을 살며 인생의 감칠맛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이 그런 나의 고민에 해답을 던져줄 수 있을까? 일단, 제목이 참 감칠맛 난다^^




한 번 해도 될까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셰릴 T. 코헨 그린, 로나 가라노 지음 | 조윤정, 이병무 옮김 | 다반 펴냄

얼마 전 지인이 이 영화를 소개하며 "꼭 봐야 할 영화"라 극찬했는데, 책으로도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반가워 소개해 본다. 평생 900명의 의뢰인과 섹스를 시도한 남다른 직업 '대리 파트너(surrogate partner)'로 살아가는 셰릴 코헨 그린이 평생동안 9백명의 의뢰인들과 만났던 이야기를 회고하는 내용이다. 대리 파트너란 의뢰인의 성적 고민에 대해 상담하며 실습을 하는 직업인데... 이 회고록은 그녀의 의뢰인이었던 버클리 출신의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인 마크 오브라이언의 치료를 돕는 내용에서 시작된다. 그녀를 통해 듣게 되는 섹스, 사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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