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썼다, 지웠다 반복하며 어렵게 도전한 알라딘 신간 평가단. 겨울 바람이 마음을 반짝거리게 하는 12월. 첫 페이퍼를 써본다. 두근거리는 마음만큼, 읽어내고 싶고, 소개하고 싶은 책을 마음껏, 욕심껏 기록해야지. 책 너머 세상, 책과 연결된 사람을 고요하게 깊게 응시해야지. 한 해의 끄트머리 12월에는 어떤 책과 함께 하면 좋을까?


카피는 거시기다 - 카피, 시, 혹은 아이디어를 위한 메타포 50

윤제림 (지은이) | 난다 

습관처럼 간판을 비롯하여 거리에 가득한 '글'들을 들여다보다가 반짝반짝거리는 표현을 만났을 때 머리가 사이다를 마신 것마냥 청량해질 때가 있다. 가끔 일이 안풀리거나 언어가 가난해졌을 때 예전에 사두었던 시집 하나를 골라 아무 페이지나 펴들고 소리내어 읽다가 기가 막힌 표현을 발견해낼 때 온 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기도 한다. '카피'란 짧게 훅- 하고 마음을 치고 들어와 각인이 되는 말과 글들의 풍성한 겨루기가 아닐런지. 이 책은 그 '카피'에 대한 카피다. 


이 책을 읽으면, 나도 좀 거시기해질 수 있을까? ^^




시옷의 세계 -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김소연 (지은이) | 마음산책 |

위에 언급한 [카피는 거시기다]가 '카피'에 대한 다양한 메타포를 소개했다면 이 책은 '시옷'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매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같은 단어라 할 지라도, 자신에게는 특별한 사연, 의미를 지닌 단어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모두가 책상을 책상이라 부를 때, 나는 그것을 책상이라 부르지 않기로 결정한 소설속 주인공처럼. 그리하여, 이 책에서 시옷으로 시작하는 단어는 일반적이되, 특별한 의미의 단어들이며 우리는 그 단어들을 통해 작가의 생각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나만의 '시옷의 세계'를 구성해보게 된다.






올드걸의 시집 -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꾸는 존재에게

은유 (지은이) | 청어람미디어

세상에 상처를 받지 않는 삶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런 삶이 삶일 수 있을까. 그리고, 상처에 서투르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올 한해, 나를 힘들게도 했고, 나를 구원하기도 했던 단어는 '상처'였다. 책의 부제처럼 상처받지만, 여전히 어딘가를 응시하고, 그럼에도 꿈꾸는 존재이기에 오늘,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이 가만가만 말을 걸어온다. "우리는 모두 상처 입은 사람들이야, 내가 읽은 시를 들려줄까?" 그리고 어느새 나는 설득되고, 위로받는다.






소로우의 강 - 강에서 보낸 철학과 사색의 시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은이) | 윤규상 (옮긴이) | 갈라파고스

[월든]의 작가 소로우의 책. 엄밀하게 말해 신간은 아니지만 1849년의 소로우가 지금 우리에게 어떻게 읽힐까 궁금하다. 콩고드 강에서 바라본 풍경, 인생 그리고 지혜... 스리슬쩍 엿보는 것만으로도 큰 울림이 있으리라. 소로우는 젊은 시절 강을 보며 책을 한 권 지었건만 (아니, 그 이상을 지었겠지) 내가 무심하게 흘려보내는 풍경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까? 뜬금없이 궁금해진다.








서촌방향 -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 최고의 동네

설재우 (지은이) | 이덴슬리벨

언젠가 효자동을 거닐다 너무 마음에 들어 "나중에 나 이동네에서 살래"라고 친구에게 말했다가 그 동네 땅값에 대한 진실, 그런 현실 인식이 부족한 나에 대한 걱정을 한바탕 들어야만 했다. '골목길'에 대한 향수와 로망을 아직 간직하고 사는 나로서는 그동네에서 사는 것은 무리일지라도, 동네 구석구석, 골목골목을 관찰하며 한가롭게 어슬렁 어슬렁거리고 싶다. 이 책이 그런 나의 길동무가 되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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