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시를 쓰다 보니 행복한 일이 많이 생긴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행복하고, 시를 본 가족들이 행복해하니 시를 쓸 때는 힘이 들지만 주변의 모두가 행복하니까 자꾸 쓰게 된다고 한다. 시로 소통하며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저자는 <예쁘고 작은 꽃들 피었다>를 통해 시의 향유와 창작을 독자들에게 돌려준다.책을 읽으면서 일상에서의 행복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요즘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긴 탓인지 일상과 행복, 둘 중 어느 것도 나와 관련이 없는 것 같았고 일상에서의 행복 또한 거리가 먼 존재로 느껴졌다. 작은 행복이라는 걸 느낄 여유가 없어서 그런 걸까, 나에게 일상에서의 행복은 먼 나라 이야기 같았다.우연히 길을 걷다가 빨갛게 물든 작은 열매들이 송알송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저 참 귀여운 과실이네, 라는 생각으로 지나쳤는데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오니 가지가 꺾인 채 같은 열매를 매달고 있는 식물이 화병에 담겨져 있었다. 사연인즉 근처에 산책을 다녀오던 중 누군가 가지째로 꺾어버린 나무가 땅에 버려져 있었고, 시들지도 않은 채 열심히 매달려있는 작은 열매들에게 조금이라도 생명을 연장해 주고 싶은 마음에 아빠가 가져온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이 식물에 대해 궁금해졌다.가을이 되면 빨갛게 물드는 잎과 과실이 매우 아름다워 관상수로 심기도 하는 이 작은 가지의 이름은 어린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이 말의 이빨과 닮아서 마가목이라고 한다. 매연이 심하고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도 잘 자라 도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관상수라서 집 앞에서도 오밀조밀 잘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누군가 꺾어버린 탓에 더는 자랄 수 없지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날까지는 열심히 물을 갈아 주며 돌봐 주려고 한다. 아직까지 시들지 않고 열심히 남은 날을 살아내는 가지를 보며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게 아닌 우연히 찾아온 일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은 단순히 한둘이 아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굳이 나와는 상관없는 없는 것들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관계의 갈등을 경험해야 했고, 그 때문에 정작 더 중요한 것들을 위해 비워놓아야 할 마음의 여유가 사라졌다.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일 때는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 또한 긍정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리고 행복은 미래에 얻어지는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바로 지금 생생하게 실존한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 또한 지금 이 시간 속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현재를 소중히 여기는 삶은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다.